늦은 밤, 술 마신 후 택시에서 잠 든 사이에 귀중품은 물론 목숨까지 위협받는 사건
지난 호에 소개한 본지의 사건25시 기사처럼 호텔에서 4일 잠을 잤는데 6일치로 계산하여 항의하니 쇠파이프로 가격당하는 등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베트남 위장 결혼 여성의 주의를 알리는 글을 인터넷에 게재했다가 마피아의 협박을 받았다는 교민들의 사례도 있다며 이런 사건을 당한 교민들이 이런 사례를 통해 이국 생활의 안전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하여 한국 언론매체나 인터넷카페를 중심으로 교민들의 피해사례를 적극적으로 제보하고 있다며 본지에도 이런 사례의 적극적인 홍보를 당부했다.
사이공 25시는 한국 교민들이 베트남에서 생활하면서 겪는 예측 불가의 상황을 주로 다루며 교민들에게 타산지석의 교훈이 되기를 원하는 섹션이다. 주로 교민들의 증언이나 투고에 의존하여 구성되다 보니 일일히 일어난 일에 대한 구체적인 확인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본지에서는 익명의 투고자의 글이라 할지라도 기자와의 면담을 거친후 게재하고 있다. 독자들은 이런 사건에 대하여 구체적 사안에 대한 검증에 관심을 두지 말고 이런 사건들이 어떤 경우에 일어나는지를 염두에 두고 생활에 참고가 되기를 기대한다.
택시에서 당한 황당한 사건
사례1 : :
불과 2주전 일 입니다. 모 기업에 다니고 있는 저의 신랑 친구 얘기입니다. 이 양반이 술을 심하게 먹으면 잠을 자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그날 또한 여느 때처럼 술을 먹고 베트남에서 잘 알려진 믿을만한 택시를 타고 귀가 도중 또 잠이 들어 버렸답니다.
뭔가 찬 쇠덩이가 얼굴에 닿는 느낌이 들어 눈을 뻔쩍 떠 보니 불빛은 하나도 없고 택시운전사가 칼을 얼굴에 들이대며 일어나라고 했답니다. 깜짝 놀라 일어나보니 택시 운전사는 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지르면서 택시에서 내리라는 손 짓을 해 보이며 발로 걷어 찼답니다. 택시에서 좀 떨어진 곳으로 걸어온 뒤, 갑자기 뒤에서 다리를 밀어부쳐 바닥에 무릎을 꿇이고는 “돈과 귀중품 등 모든 것을 내 놓지 않으면 여기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버리겠다” 라고 협박을 하기 시작했답니다. 겁에 질린 그 양반은 모든 것을 순순히 운전사에게 건네주고 아무 무력행위를 하지 않았답니다. 모든 물건을 손에 넣은 택시운전사는 바닥에 엎드리라는 말과 함께 쏜살같이 택시 쪽으로 뛰어가 차 시동을 걸고 달아나 버린 것입니다.
너무도 갑작스런 일이고, 술도 아직 깨지 않은 정신에 꼭 꿈 같은 일들이 지나간거죠. 멍하니 앉아있다 이 어두운 곳에서 빨리 나가지 않으면 또 다른 봉변을 당하겠다 싶어 정신 나간 사람처럼 택시가 사라진 방향으로 정신없이 뛰었답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감아싸며 1시간여 걸으니 불빛들이 보이기 시작했답니다. 그리고는 우여곡절끝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구요. 집으로 돌아온 그 양반은 다음 날 정신 쇼크인지 출근을 하지 못했고, 한 일주일간 말도 없이 조금은 정신 나간 사람처럼 지냈다고 하더군요.
경찰서에 신고를 권유했지만,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회사의 간부가 늦은 시간 술집에서 귀가 도중 일어난 일을 모든 이들에게 알려 가십거리가 되고 싶지 않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 도난사고는 경찰서에 신고도 못하고 쉬쉬하며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사고를 교민들이 알아야 한다고 느낍니다. 이런 일이 자꾸 일어나지 않도록, 많은 홍보로 인해 교민들이 신변 안전을 위해 조금이라도 조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밤 늦게 술을 먹고 택시를 타고 귀가하는 일은 아주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인지하여 밤 늦게 귀가 시, 이런 피해를 다른 교민들이 또 입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보내드립니다.
독자투고 : 김선진 (여, 43)
사례2 : :
저는 베트남에서 지낸 지 한 5년 쯤 되어 가는 사람입니다. 지내는 동안 별다른 큰 사고가 없었기에 치안 상태도 상당히 좋은 나라라 생각하고 나름 만족스럽게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혼자 밤거리를 걷는 것도 무섭지 않고, 택시를 타고 어디든지 갈수도 있고…
제가 너무 안전불감증이었던 거지요. 사건이 나던 날 밤도 여느 때처럼 친구들과 밥을 먹고 술도 거나하게 마셨습니다. 그날따라 늦게까지 술자리가 이어졌고, 새벽이 되어서야 택시를 타고 집으로 귀가하던 중 이었습니다. 시내에서 술을 마셨고, 집도 시내에 있어 그리 먼 거리도 아니었지만 술기운에 취해 깜빡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뭔가 이상한 느낌에 눈을 떠보니 누가 내 지갑을 빼는 느낌과 함께 옆에 둔 가방을 꺼내려고 힘을 쓰고 있는 택시운전사와 또 다른 한 놈을 보게 되었습니다.
마음에서는 “이 놈들봐라” 하고 흠씬 두들겨 패주고 싶었지만 술을 과하게 먹은지라 몸은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를 않았습니다.
택시 안에서 밀고 당기고 몇 차례 힘없는 주먹질이 나가고 결국은 택시에서 끄집혀 내려 내팽겨쳐지고 그 도둑놈들은 차에 시동을 걸고 줄행랑을 쳐버렸습니다.
참 재수도 없는 날이었습니다. 그날따라 한달 전에 구입한 노트북과 아이폰, 지갑에 든 현금, 그리고 카메라까지… 잃어버린 물품들을 현금으로 환산하면 약 7,000불은 족히 되었습니다.
남은건, 술 취한 정신에도 내 물건을 안 뺏길려는 필사적인 투쟁 끝에 얻어맞은 영광의 상처가 눈두덩이에 푸르딩딩하게 훈장처럼 새겨진 것이었습니다.
몇 달을 벌어모은 모든 내 귀중품들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의 손에 넘어갔겠죠. 이 어이없는 도난 사고는 고작 몇 년 지냈다고 베트남을 다 아는 것처럼 생각했던 나 자신에게 경각심을 준 사건이었습니다. 한동안은 이 날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힘들만큼 몸도, 마음도 상처를 받았으니 참으로 비싼 수업료를 톡톡히 치른 셈이었습니다.
특히 베트남에 살고 있는 많은 교민들은 안전불감증입니다. 술을 먹고 난 뒤에는 더 심해지시죠? 택시운전사랑 싸우고, 소리지르고….
제발 조심하세요… 저는 귀중품을 잃었지만, 생명 또한 잃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자다가도 소름이 끼치는 일이었습니다.
독자투고: 이용수 (남,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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