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업계에 따르면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GS건설 베트남 부동산 개발사업이 진척 없이 시간만 잡아먹으며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허창수 회장은 올 초에 그룹 신년모임에서 "올 9월 정도에 베트남 호치민시 주택사업 개발을 위해 30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며 신시장 개척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베트남 개발 프로젝트가 2년이 지나도 베트남정부 승인을 얻어내지 못한 채 표류중이다. 단지 2004년 말 호치민시와 도로건설 및 주택사업에 관한 포괄적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만 체결한 상태다.

오히려 베트남 호치민시 한복판 4000여평에 54층 규모 업무시설 및 백화점 복합빌딩을 짓겠다는 투자계획에 최근 호치민시 인민위원회가 환경 문제를 들며 난색을 표명하면서 사업추진에 애를 먹고 있는 상태다.

또 당시 베트남정부는 GS건설과 투자프로젝트 허가에 대해 '인민들과 토지보상 협의가 안 이뤄질 경우 정부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라는 전제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GS건설측은 "원래 해외사업이라는 것이 단기간에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내년 초에는 확실하게 승인이 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GS건설이 합작형태가 아닌 100% 독자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게 화근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투자한 비용 등 앞으로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추가로 투입해야 할 비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 GS건설이 개발하려 준비했던 땅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베트남 현지인 뿐 아니라 한국 사람들도 베트남인 명의로 마구잡이로 땅을 구입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 베트남 동포들의 전언이다.

◇주택공급 반토막, 부실공사를 통한 소송 휘말려

올해 아파트 분양실적도 연초계획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GS건설은 올해 4184가구를 공급해 연초 목표인 1만895가구와 비교, 실적이 38%에 불과했다.

올해 공급실적이 저조한 상황에서 분양가 상한제 확대, 공영개발 확대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업친 데 덮친 격으로 하도급, 하자 민원 등으로 소송에도 휘말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S건설은 올해 들어 지난 3분기까지 35건의 크고 작은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GS건설측은 소송에 대비하기 위해 따로 15명의 법제팀을 꾸려 대응하고 있다.

이처럼 소송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끊임없이 제기되는 하자, 부실공사가 자리 잡고 있다. 고급브랜드로 내세우는 '자이'가 이름값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GS건설측은 "회사 매출에서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대로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없고 소송 역시 다른 건설회사와 비교해 많은 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