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한영민

kimswed 2014.05.01 07:53 조회 수 : 404 추천:84

월호라는 이름은 누가 지었나?
도대체 이름 자체가 맘에 안 든다. 그 이름 때문인지 좋은세월 다 보내고 사리분별이 잘 안 되는 칠순이 다 된 노인네가 임시 선장 노릇을 하다가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해상사고를 만들었다. 이것은 그냥 사고가 아니라 선장과 선원들이 만들어낸 죽음의 여행길이었다. 그 빌어먹을 놈의 세월호라는 이름은 우리나라
가 존재하는 한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절대로 잊혀지지 않을 수치스런 고유명사로 남을 것이다.

사건 발생한 지 이미 일주일이 지났다. 이미 배가 뒤집혀 물에 잠겨있는 상황이니 안타깝게도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들의 생환 기대가 사실상 사라져갔다.
이 사건이 한국인의 애간장을 태우는 이유는 실종자와 사망자의 대부분이 앞날이 구만리 같은 어린 학생들이라는 것이다.
어른들의 실수와 무능, 무책임 그리고 너무나 낯 두꺼운 몰염치로 어린 학생들을 사지로 몰아간 것이다. 그 어린 학생들이 밀려 들어오는 바닷물의 공포를 고스란히 몸으로 받으며 유명을 달리했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메이고 온몸에 애절한 소름이 돋는다.

승객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자신의 의무를 저버리고 제일 먼저 탈출한 선장과 일부 선원들, 자네들의 죄악은 하늘마저 용서하지 않으리라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게.
그래도 예전에 포세이돈 어드벤처 라는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운명과 맞서 싸워 결국 자신을 스스로 구원하는 그런 장면이 현실에서도 일어나 일부라도 생환의 소식이 들려오기를 정말 간절히 기원한다.

근세 들어 가장 큰 선박 조난 사고는 102년 전, 1912년 무려 1,500여명의 사망자를 만들어낸 타이타닉호다. 그 당시 타이타닉호에는 2,223명이 타고 있었다.그들 중에 31.8%인 706명만이 살아남았고 1,517명이 사망했다. 여자 승객의 74%, 어린이의 52%가 살아남았는데 반하여 남자 승객의 20%만이 구조되었다.
1등석 승객 중에서 어린이 전원과 144명의 여성 중 139명이 살았고 남성은 70%가 죽었다. 어린이와 여성들을 우선으로 구명보트에 태웠기 때문이다. 2등석 손님 중에선 여성의 80%가 구조되었고, 남자의 90%가 죽었다. 1,2등석 손님들은 당시 미국과 영국의 최상류층이었다.

미국 최고의 부자라고 불리던 존 제이콥 아스톨씨는 아내를 데리고 와서 보트에 태운 뒤 동승하기를 거부하고 배에 남아 있다가 죽었다.
또 다른 거부 벤자민 구겐하임은 배의 침몰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것을 확인한 후 현지처와 하인을 구명 보트에 태운 후 뉴욕의 부인에게 ‘내가 정정당당하게 행동했다고 전해달라’고 말한 후 가장 훌륭한 턱시도로 갈아 입고 바에서 브랜디를 마시고 시가를 피우며 당당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하늘이여, 부디 그들을 보살펴 주시옵소서.유족들의 마음의 상처도 각별히 보듬어 주시옵소서. 그리고 그들을 사지에 몰아 넣은 무책임한 어른들을 절대로 용서치 말아주십시오.


월래스 하트레이가 지휘하던 8명의 악단은 전원 사망했다.
이들은 기울어가는 갑판에서 계속 연주를 하며, 공황상태에 빠진 승객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려 노력했다. 배가 거의 수직으로 기울어 침몰을 시작할 때까지 연주했다고 하여 타이타닉호를 다루는 영화마다 등장하는 감동적 단골 장면이다. 그들이 연주한 마지막곡은 ‘내 주를 가까이하려 함은’이라는 찬송가다.
타이타닉호의 경우는 그래도 수많은 영국과 미국의 부자들이 구명정 탑승을 포기하며 남자로서 그리고 사회의 지도층으로 죽음앞에서도 당당한 행동으로 품위를 지켰고, 타이타닉호의 선장 에드워드 스미스는 마지막까지 남아 어린아이와 여자를 먼저 구명정에 태우고 이성을 잃고 날뛰는 일부 승객을 진정시키기 위해 공포탄을 쏘면서 질서를 잡아 승객들의 탈출을 지휘한 후 자신은 배와 운명을 같이 했다.
영국의 리치필드에는 그의 동상이 세워지고 그곳에는 그가 당시에 한 말, “영국인답게 행동하라.” (Be British)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번 세월호 재난은 어떠한가?
선장인 이 모라는 인간은 제일 먼저 배를 탈출하고 병원에서 젖은돈을 말리다가 기자가 신분을 묻자, 자신은 직원이다. 아무것도 모른다 하고 부인했다고 한다.
그의 나이가 69세다. 살 만큼 산 사람이 그리 무책임하고 몰염치하게 목숨을 구걸하는 구차한 모습을 보여야만 했던가?
타이타닉호에서 스미스 선장은 죽어서 명예를 얻었지만, 함께 승선한 그 배의 주인, 화이트스타라인 회장 브루스 이스메이는 마지막 구명정을 타고 무사히 탈출에 성공했지만, 영국과 미국의 언론에서는 고용인인 선장은 배와 같이 운명하고 선주는 배를 버리고 도망가는 것이 권리인가 하며 그를 ‘타이타닉호의 비겁자’라고 부르며 비난했다. 그리고 영국의 상류사회에서는 그를 파문하다시피 하여 그 누구도 그를 상대해주지 않았다. 결국 그는 아일랜드에서 은둔생활을 하다가 74세의 나이로 외롭게 죽음을 맞았다.

2년 전, 지난 2012년 이태리에서 코스타 콩코르디아라는 배가 좌초되어 300여 명의 승객이 사망했다. 그런데 그곳에서도 역시 선장이 승객을 남겨둔 채 탈출을 했다. 승객을 두고 먼저 빠져나온 선장을 이태리 검찰은 과실치사와 선박 유기 혐의로 형사고발 하고 그에게 사망자 1인당 8년씩 계산하여 2,697년형을 구형했다.
아직 재판 중이라고 한다.
선장은 배와 운명을 같이 한다는 해양업계의 불문율이 이태리와 한국에서 깨졌다.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들은 세상 경험도 없고 그저 어른들의 말만믿고 따를 수밖에 없는 어린 학생들이 대다수인 자신의 승객들을 사지에 남겨두고 자신들은 무사히 탈출에 성공했다. 그들이 살아있음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탈출하기 전, 과연 자신의 의무를 다하였는가를 묻는 것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사회의 구성원으로 각자 수행해야 할 역할과 책임이 있다. 특히 가장, 사장 혹은 단체장 등 타인에게 남다른 대접을 받는 사람들은 그 대접의 이유를 깨달아야 한다. 바로 책임과 의무다.
옛말에 ‘왕이 되려는 자 왕관의 무게를 이겨라’라는 말이 있다.
높은 자리에 올라 대접을 받고 싶으신가?
그 자리가 주는 책임의 무게를 먼저 측량할 일이다.

이 모 선장, 70년을 살다가 선장의 책임을 수행하고 명예롭게 죽을 자리를 만났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행운이라는 것을 왜 모르시는가? 이제는 살아도 죽은 목숨인 그 구차하고 비겁한 삶을 어찌하려 하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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