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의 모양, 가공 방법에 따라서도...
대량으로 출하되는 커피는 관리가 어려워 결점두 (defected)가 섞여있기 마련이다. 믿을만한 로스터리 숍에서는 구입한 생두 를 다시 골라내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반면 스페셜티 커피의 자격 조건 중에는 '무작위로 추출한 샘 플 300~350g 중 맛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점두 0개, 큰 영 향을 미치지 않는 결점두 3~5개 이내'와 같은 규정이 있기 때 문에, 농장 단위에서 인력을 들여 생두를 골라내게 된다.
위의 세 가지 항목 외에도 표시되는 항목이 또 있는데, 흔히 PB라고 표시되는 Peaberry(피베리)다. 일반적인 커피체리는 반구 형태의 씨앗 두 개가 포개져 둥그런 형태를 유지하는데, 피베리는 완두콩(Pea) 모양의 씨앗 하나로 돼 있다. 커피 수확 시 2~10%정도로 발견되는 피베리는 일종의 변종으로 볼 수 있다. 그 모양 때문에 한때는 결점두로 여겨졌지만 두 개의 씨 앗으로 나누어 져야 할 영양분이 하나로 응축된 것으로 여겨 져, 독특한 맛과 향으로 희소성을 인정받게 된다. 그러나 이것 은 과학적인 분석과 검증이 된 사실이 아니며, 로스팅 시, 피 베리의 붉은 형태가 열전달에 효율적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특 징으로 추정된다.
그 외에도 커피체리에서 과육을 분리하는 단계(Pulping)에서 도 어떤 방식이냐에 따라 맛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표시하는 경우가 있다. 햇볕에 말리는 건식법(Natural/Dry Process)과, 물로 벗겨내는 습식법(Washed/ Wet Process)이 대 표적이며, 지역에 따라 반수세식이나 점액질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로 건조하는 펄프드 내추럴(Pulped Natural) 방식 등을 사 용하기도 한다. 건식법은 점액질이 붙어서 건조가 되기 때문 에 당성분이 생두에 묻어나면서 단맛과 바디(Body)감이 좋아 지는 특징이 있다.
커피의 순도가 극대화된 스페셜티 커피
전문가들에 의해 엄격한 평가를 거쳐 선정되는 스페셜티 커 피는 맛과 향이 뛰어나고, 가격도 그만큼 비싼 고급커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확하게는, 앞서 다뤘던 여러 가지 요소 들이 만들어내는 특징이 가장 극대화된 커피라고 말할 수 있 다. 즉, 지리적 조건과 환경 등이 그 커피만의 특별함을 만들 어내며, 그러한 특질이 뚜렷하고 균일하게 보장되는 커피인 것이다. 그래서 스페셜티 커피 인증을 원하는 농장들은 커피 의 재배부터 수확, 가공까지 순도 높은 커피를 만들어내기 위 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균일한 품종과 환경을 유지하 고, 원하는 특징에 가장 부합하는 가공방법을 적용하며, 결점 두를 비롯한 맛의 균일함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최소화하기 위 해 많은 인력과 시간을 투자하게 된다.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경험은 커피의 풍미를 다양하고 정확하 게 즐길 수 있는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막연한 고급커피에 대한 환상, '비싸니까 맛있겠지'와 같은 덮어놓고 신뢰하는 태도만 으로는 스페셜티 커피의 진면목을 경험하기 어렵다.
스페셜티 커피 문화를 주도한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의 마크(왼쪽).
오른쪽은 또 다른 스페셜티 커피 기준인 Cup of Excellence. 종종 로스터리
커피숍에서 COE 커피를 취급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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