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3만불로 만 5년만에 400만불을 만든 행운의 사나이가 여기 있다. 5년만에 400만불이라, 베트남에 건너온 지 햇수로 벌써 5년이 지났건만 변변한 집 한 칸도 못마련하고 전전긍긍하는 기자에겐 머리 조아리며 한 수 전수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는 싸부님 이 분명하시다. 아니 그런데 이 양반, “도대체 지금까지 뭘했수”라며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볼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나도 얼마전까지는 당신과 비슷한 처지였다, 생각을 조금만 전향하면 의외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며 자신에 찬 성공비결을 차분히 전수해주는 것이 아닌가.
이번 호에는 지난 2005년 6월 창업 당시 준비금 3만 5천불로 시작, 5년 여만에 자산 규모를 100배 이상 늘리고 창업 이래 줄곳 베트남 현지 고객점유율 95%를 넘어서는 등 베트남 현지 정착화에 성공한 대표적 업체인 한국칼국수 김성욱 대표를 만나보았다.
전기공사를 주업으로 하던 김성욱 사장, IMF 때 된 서리를 맞고 베트남으로 넘어와 이것저것 손을 대다가 마침내 제대로 하나 잡아 대박을 터뜨린 사업이 바로 한국 샤브 칼국수, Mí Hàn Quốc 이다. 한동안 잘 나가던 화장품 사업이 어느날 갑자기 본사의 부도로 접게되자 한 동안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지내왔는데 우연히 현지 로컬 식당에서 쌀국수를 먹다, ‘아 바로 이거야’ 라며 책상을 치며 일어선 것이 바로 칼국수사업이었다. 어려서부터 칼국수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났다는 김성욱 사장은 이후 오랜 시간을 투자해 베트남 현지시장을 샅샅이 조사하기 시작했다.
“전국적으로 최소한 60여가지 이상의 쌀국수가 존재하는 베트남이야말로 국수의 나라가 분명했습니다. 게다가 한국라면 국물맛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신세대의 입맛을 현지화된 얼큰한 한국칼국수로 사로잡는 건 ‘땅 짚고 헤엄치기’라고 생각했죠.”
이같은 확신이 서자 바로 그때부터 김사장은 자신의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 가지고 있던 종자돈 3만 5천불을 몽땅 투자해 처음으로 문을 연 곳은 호찌민 시 1군 함응이 거리 64번지, 예상했던 대로 아침을 국수로 해결하는 베트남 식사문화, 한국라면의 얼큰한 국물 맛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현지인들이 한국칼국수의 매력에 빠져드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이후 사업은 일사천리로 확장, 2005년 12월 10군 앙증븡 거리 2호점, 이듬해 4월 3군 윙방쪼이 3호점, 2009년 배송센터 확보 등 현재 호찌민 시 인근 14개 점포 (본사 7개 직영점, 7개 가맹점 400여명의 임직원과 영업중)로 늘어났다.
더더욱 놀라운 점은 한국칼국수는 개점 이래 현지인 고객 95%의 유치율을 보이는 등 다른 한국 식당들과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 게다가 김 사장은 호찌민 인근에 국한된 가맹점을 전국 중소도시에 50개 이상 확대하는 등 전국적으로 영업망을 넓혀나갈 생각이다. 그렇다면 한국 칼국수가 칼국수 한류 바람을 몰고오며 대대적인 성공을 이룩한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한국적 이미지 고수! “영업장에는 항상 한국사람이 상주하고 한국말로 인사하기, 물병, 비누, 거울 등 한국상품 선물 주기 등 한국 이미지를 고수했는데 그게 오히려 주효했습니다.”
둘째, 철저한 가격조사 및 적정가격대 고수 “베트남 현지업체를 방문해 가격 조사를 하고 신세대 및 신흥 중산층을 기본 타켓으로 하여 음식 가격을 적절히 낮추었습니다. 또한 신상품 출시 때 외에는 개점 이래 한 번도 음식 값을 올리지 않는 등 가격 안정화에도 노력했죠.” 그밖에 메뉴의 베트남 현지화도 한몫했다.
셋째, 메뉴의 현지화 “바지락 조개의 얼큰한 육수를 사용하고 5가지 천연야채로 만드는 오색 국수라며 메뉴의 웰빙화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죠. 또한 해산물에서 야채에 이르기까지 신선하고 청결한 재료를 썼습니다. 특히 현지업체를 통한 현지 식자재를 구입해 현지인들의 입맛 맞추기에도 주력했죠.” 이 외에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부곽시켰다.
넷째, 차별화된 서비스 “베트남 식당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서비스 부재’와 확연히 구별될 수 있도록 냉수, 물수건, 차, 음료, 주차비 등 무료 서비스 영역을 확대 실시해 고객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 주었습니다.”
다섯째, 상호존중과 배려에 기초한 인간관리 “직원에게 진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하되 절대 상대방에게 되돌려 받으려는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베트남 사람을 비하하는 말이나 행동은 절대 삼가하고 또 직원에 대한 모든 교육이나 행동 지침은 문서화하여 차후에 생길지 모르는 분쟁에 대비할 것, 모든 관리는 베트남 현지인에게 맡기고 지휘계통을 관리자를 통해서 이루어지게 해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것을 권합니다.”
인터뷰 시간이 끝나갈 무렵 그는 한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한국인의 특성은 머리 회전이 빠르고 분석력, 실천력이 뛰어나지만 타고난 조급성으로 인해 단타를 노리다가 큰 낭패를 보는 경우가 숱하게 많습니다. 흔히 한국인들은 크게, 화려하게 해야 성공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생각하는데 제 경험상으로는 일단 작게 시작하되 시험 운영을 하며 모든 상황과 시장성을 철저히 검토 분석한 후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게 더 현명한 방법입니다.” 이 외에도 그는 한국의 정서는 ‘따지고 들면 미안해서’라는 고정관념을 과감히 탈피해 영업장 위치, 임대료 시세, 영업수익성 등을 철저하고 완벽하게 따지고 숙고한 후 결정해야 하며, 결정된 내용도 반드시 문서화 (공증)해둘 것을 권했다.
역시 성공한 사람들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 언듯 보기에 기똥찬 아이디어 하나로 대충대충 해 쉽게 돈을 번 것 같지만 자세히 듣고보니 끊임없는 자기개발, 상호존중과 배려에 기반을 둔 현지인관리, 더 나아가 CCTV POS 시스템 등 인터넷 관리 시스템 가동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자기와의 싸움에서 얻은 성과물이었다. 지금까지 칼국수로 색다른 한류 바람몰이를 해온 한국칼국수가 앞으로도 현지인은 물론 한국교민들에게도 한결같은 사랑을 듬뿍받는 자랑스런 음식 브랜드로 자리매김 해 나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 Tel : 090 9300 4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