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제결혼 가정 한국생활 대체로 만족 여수 등 지자체 베트남 결혼 적극 추진 지난해 전남 2천여쌍 새로운 가정 꾸며 팜 띠엔 반 주한베트남 대사가 국제결혼가정2세돌봄후원회의 초청으로 베트남 국제결혼 가정의 생활실태 파악 및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지난 9일 1박 2일 일정으로 서기관 2명, 베트남통신사 서울지국장 등과 함께 광주․전남지역을 찾았다. 또 반 대사는 여수시청을 방문, 김충석 시장과 여수와 베트남의 항구도시간의 자매결연 등의 사항을 협의하고 한국 농촌총각과 베트남 아가씨와의 결혼을 적극 지원키로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방문기간중 팜 띠엔 반 대사의 활동을 정인서 조선대 초빙교수가 현장을 동행하며 기록 취재했다.<편집자주> 최근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국제결혼 가정이 크게 늘면서 일부 사기결혼이나 지나친 노동을 시키고 있다는 사회적 비난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은 4만3천121명. 또 대법원이 발표한 ‘2005년 시·군·구별 호적신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결혼은 11,236건이다. 이중 전남은 전국 최고치인 18.5%에 달하는 2,095건으로 나타났고 올해 들어서도 국제결혼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국제결혼 가정은 크게 늘면서 자칫 국가간 문제로 발전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주요 국제결혼 국가의 대사관들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 대사는 9일 오후 KTX편으로 광주에 도착, (사)한국결혼상담사협회의 최우수결혼정보업체로 선정된 코리아웨딩스쿨(대표 나순자)을 방문하고 베트남 국제결혼의 과정과 애로사항을 청취한 뒤 베트남 당국에 한국의 국제결혼 전문업체들이 합법적으로 인가받아 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토록 하겠다고 했다. 또 이 자리에 참석한 방철호 목사, 광민 스님, 김로마노 신부 등 종교계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한․베트남과의 우호적인 관계유지를 위해 종교계에서의 적극적인 후원에 대한 의견교환을 하였다. 방철호 목사는 환영사를 통해 “역사의 출발은 가정이며 국경을 초월한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는 일에 나서고 있는 코리아웨딩스쿨에 격려를 보내고,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협력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반 대사님께 큰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광민 스님은 “한국에 와서 살고 있는 베트남 여성은 이제 한국시민이며 한국 자손을 낳아서 제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오히려 다인종, 다문화사회에 대한 한국측의 이해와 적극적인 지원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순자 코리아웨딩스쿨 회장도 “베트남 여성과 한국 남성의 국제결혼의 건전화를 위해서는 결혼중매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혼대상자에 대한 충분한 사전조사와 사후관리 시스템을 통해 지속적인 결혼가정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간담회를 마친 반 대사는 지난해 11월 베트남 현지에서 결혼한 광주시 남구 봉선동 무등파크의 김선진씨(36) 가정을 방문, 신부인 프엉(BUI KIM PHUONG)과 1시간여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프엉은 매주 한글교실에 나가고 있고 시어머니에게서 몸짓과 눈치를 통해 한국예절과 생활에 대해 배우고 있다고 했다. 광주시교육청 공무원인 김선진씨는 “국제결혼을 하기까지 가족과 함께 2년 동안 많은 생각을 했었다”면서 “막상 결혼 하고보니 같은 동양문화권 때문인지 서로 마음이 통하고 정말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여수시청을 방문한 반 대사는 김충석 시장과 2시간 동안 환담을 갖고 베트남과 여수시간의 상호우호교류를 위해 베트남 항구도시의 자매결연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여수를 3번째 방문하는 반 대사는 “여수는 5년여 전에 비해 큰 변화가 있는 것 같아 앞으로 있을 2012년 여수해양박람회 유치에 큰 성과가 있을 것 같다”면서 “시장님의 임기동안 많은 계획과 시설들이 준비되고 마련된 것으로 안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충석 시장은 “한국 청년들도 결혼 후 30% 정도가 이혼하는 추세인데 국제결혼은 더욱이 언어, 문화, 습관 등이 달라 어려운 적응과정을 거치겠지만 베트남 신부들은 다른 국가보다 훨씬 이해력이 빠른 것 같다”고 말했다. 여수시는 국제결혼 가정에 대해 지속적으로 정착 후원을 하는 한편 3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이달 말께 농촌총각 10명의 베트남 국제결혼을 적극 주선, 베트남 현지에 보내기로 했다. 이어 반 대사가 찾아간 곳은 여수시 둔덕동 곽금태씨(36) 가정. 지난해 9월 베트남에서 만난 늉(LE THICAM NHUNG)과 결혼한 후 이달 23일 출산 예정으로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6녀3남중 막내로 부모님과 함께 키위와 버섯 등 특수작물 재배와 벼농사 등을 하고 있다. 시어머니 황우엽씨(77)는 “아직은 서로 말이 잘 통하지 않지만 제 스스로 알아서 시아버지 과일즙도 갈아주는 등 성실한 며느리여서 동네에서 복이 터졌다고 말할 정도”라며 웃음을 띠었다. 또 고흥군 두원면 예회리 김광종씨(37)는 엠(NGUYEN THI THU EM)과 지난해 11월 국제결혼을 했는데 현재 형님과 함께 석류농장을 운영 중이며 1년 후에 서울로 이사하여 자녀를 낳고 살아갈 계획이라고 했다. 김씨의 형 김여종씨는 6년전 한국의 석류붐을 일으킨 신화석류마을의 농장주로 엠의 부친을 초청해 함께 일하고 내년에는 베트남에 새로운 집을 지어주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함평군청 공무원인 강민석씨(38)는 지난 3월 트엔(NGUYEN THANH TUYEN)과 결혼하여 2개월전 아들을 낳았다. 오랜 공무원 생활을 하고 은퇴한 부친 강두규씨(85)는 “트엔은 먼저 동네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우리 음식맛을 익히려고 노력하는 열성파”라며 “자손을 잇게 되어 참으로 기쁘다”고 말했다. 또 함평에서 농사를 짓는 김막동(38)씨는 2004년에 안다오(HUYNH THI ANHDAO)와 결혼하여 2살난 아들과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농사를 짓고 있다. 팜 띠엔 반 대사는 “대사관의 분석으로는 한국에 온 1만여명의 베트남 결혼가정 가운데 70% 정도는 대체로 안정된 가정을 꾸미고 있지만 30%는 여전히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광주․전남지역에서 베트남 국제결혼을 한 다섯 가정을 방문, 현장에서 상담을 한 반 대사는 “이들 다섯 가정의 경우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며 “베트남과 한국과의 국제결혼은 더욱 추진되어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반 대사는 “길거리에 붙어있는 ‘베트남 처녀 결혼’이라는 불법현수막은 베트남 국민의 자존심을 해치므로 지자체가 철거 단속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한때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던 국제결혼이 농촌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도시지역까지 확산되면서 보편화되고 있다. 단일민족을 자랑하던 우리나라도 이제 순혈국가의 멍에(?)을 점차 벗고 있다. 한 문화인류학자는 “국제결혼을 통해 태어난 그 자녀들이 우생학적으로 좋은 인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결혼은 이 사회의 보편화된 명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글 사진 정인서(조선대 초빙교수) 2006.06.11 [http://blog.daum.net/jisnews/899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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