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나절 인근 식당에 나가보면 근처 회사 직원들이나 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커다란 사발에 가득 담은 밥과 갖가지 다양한 반찬을 놓고 둘러 앉아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들이 주로 먹는 반찬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 특징은 무엇일까. 이번 호에는 서민들의 식탁을 통해 그들의 음식문화를 살펴보기로 하자.
후에, 하노이, 광남, 미토, 껑터, 하띠엔, 등 각 지역은 그 지역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간직한 민간음식이 있다. 하지만 어느 지역으로 가든 베트남인들은 음식을 각자 먹는 것보다 여러 음식을 함께 모아놓고 골고루 나누어 먹는 것이 전통이다. 점심시간에 인근 식당에 들러보면 이런 현상을 두 눈으로 목격할 수 있다. 특히 음식 한 가운데 놓인 느윽맘에 다 같이 돌아가며 고기나 야채를 찍어먹는 것이야 말로 오랫동안 공동생활을 해온 베트남 인들의 문화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열대우림지역에 속하는 베트남의 지리적 특성은 음식문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베트남인들은 오래 전부터 주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다양한 채소와 허브를 이용하여 음식상을 차렸다. 날것이든 삶은 것이든 심지어 튀김요리나 볶음 요리에도 채소는 빠질 수 없는 필수재료였다. 깐쭈어 (canh chua - 토마토를 썰어 넣은 수우프)를 비롯한 수많은 이름의 국 속에는 반드시 다양한 채소와 야채가 들어있었다. 게다가 베트남 서민들이 육류를 위주로 영양분을 섭취하는 음식 습관은 지양하는 것이 보통이었으며 너무 달거나 매운 음식, 기름기가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 대신 요리사나 부녀자들은 예부터 전해져 오는 수십, 수백 가지 양념을 주로 사용하여 음식의 맛과 종류를 한 층 더 다양하고 풍부하게 만들어 냈다.
베트남인들의 요리는 기본적으로 세 종류로 나뉜다. 첫째는 고기, 생선, 두부 등 마른 반찬이 주종을 이루고 둘째는 야채, 또는 해산물을 생선, 고기 등과 함께 볶거나 삶은 음식, 그리고 세 번째는 야채와 고기를 함께 넣어 끓인 국 종류가 바로 그것이다.
각 음식의 조화를 고려하여 일부러 국은 약간 싱겁고, 마른 반찬은 약간 짜게 요리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육류반찬은 적은 반면 밥과 채소가 주종을 이룬다. 베트남 음식을 껌라우 (Com Rau - 'rau'는 채소), 또는 껌깐 (Com Canh - 'canh'은 수우프)이라고 흔히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그 종류가 어떤 것이든 간에 이 세 종류의 음식 사이에는 베트남 전통 생선간장인 느윽맘과 오이, 토마토 등의 생야채가 빠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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