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컨트리크럽

kimswed 2009.06.26 08:35 조회 수 : 3731 추천:664



한국에서 골퍼들에게 겨울은 악몽이다. 땅이 얼어붙은 탓도 있지만 눈도 쌓여있고 칼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이면 도저히 라운딩을 할 수가 없다. 거기에 비하면 베트남은 낙원이다. 저조한 성적을 더위 탓으로 돌리시는 분도 있지만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요즘은 물론이고 우기 때도 스콜성 소낙비인 탓에 적당하게 비를 피해가며 라운딩을 하면 색다른 맛이 난다. 자주 다니면서도 그 골프장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정보가 있고 없고는 천지차이다. 핸디를 줄이고 라운딩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호치민과 인근의 골프장을 소개한다.
호치민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원래의 이름은 베트남컨트리클럽이지만 투득이라는 지역에 있어 투득 골프장으로 많이 불린다. 오래된 그리고 가장 먼저 36홀을 갖춘 곳이다.
 
1994년에 개장한 코스길이 7천106 야드의 서코스는 제1회 베트남 아마추어 챔피온쉽과 베트남 최초로 아시안 PGA 토너먼트를 유치한 바 있다. 페어웨이는 좁고 양옆으로는 나무숲이 늘어서 있으며 그린은 부드러우면서 빠르다.

적막감이 감도는 긴 서코스에 들어서면 코스의 길이에 압도되며, 싱글 핸디캡의 소유자만이 골드티에서의 티업이 허용된다. 블루 티에서 티업 하더라도 드라이버가 신통치 못한 애버리지 골퍼에겐 힘든 하루가 될 것이다. 설계는 타이완의 첸킹신.

미국 PGA 프로 리 트레비노가 설계한 동코스는 1997년 개장하였다. 길이는 6천946야드이며 기복 있는 페어웨이와 함께 투어프로들도 부담스러워 하는110개의 벙커가 전략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또한 고저 기복 이 심한 그린들은 별 생각 없이 퍼팅을 한 골퍼들을 참담하게 만들기 십상이다. 이 코스에서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비결은 우선 정교한 어프로치샷. 그 다음은 과감한 직선 퍼팅이다.

무엇보다도 시내에서 가깝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곳은 역사가 오래된 곳이라 관록 있는 캐디가 많다. 좋은 점수를 내고 싶으면 카운터에서 요청하면 된다. 물론 추가요금이 있다.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연습을 하는 것도 좋다. 다른 골프장과는 달리 연습장이 한가로운 곳에 있어서 좋다. 연습장 주변도 나무숲이 있어 느낌이 상쾌하다.⊙
생각보다 많은 골퍼들이 연습 그린에서는 훌륭한 퍼팅을 구사하지만 실제 코스에 나가기만 하면 쩔쩔 매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퍼팅 기술은 매우 훌륭하지만 퍼팅 감각의 기복이 심하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만약 이런 진단이 여러분의 경우에도 해당된다면 잠시 시간을 내어 퍼팅 스트로크 직전과 스트로크를 행하는 동안에 여러분이 주로 무슨 생각을 하는가를 점검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아마 십중팔구는 스트로크 자체에 정신을 집중시키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목표의 결정은 퍼팅 전략을 세우고 퍼터를 정렬시킬 때, 그리고 어드레스를 취할 때 행해져야 할 필수적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를 마친 이후에는 목표를 망각하는 것이 좋으며, 목표는 잠재의식에서 기억하되 볼 자체의 컨트롤에 신경을 집중시켜야 한다. 여기에 더해 가격하고자 하는 볼의 정확한 지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으며, 그린 위에 내 볼을 원위치 시킬 경우 볼에 찍힌 상표명 또는 트레이드면을 퍼팅에 정렬시켜 첫 글자를 타격 지점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권하고 싶다.

이 지점에 모든 신경을 집중시켜 볼을 직각으로 가격하게 되면 적극적으로 목표를 공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능동적인 스트로크까지 구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퍼팅은 70%가 스트로크의 일관성에 달려 있다. 손목 사용은 최소화하고 양쪽 어깨를 이용해서 퍼터가 움직이도록 해야 일관성 있는 스트로크를 할 수가 있다.

나머지 30%로는 거리감과 그린 경사를 읽는 능력에 있다. 그린 경사를 읽는 능력은 자신의 스트로크 스타일과 관계가 깊다. 스윙을 짧고 강하게 하는 골퍼는 경사를 기본보다 적게 보아야 한다. 볼에 스피드를 강하게 주므로 항상 홀컵을 지나가게 하기 위해서다. 프로나 아마추어 고수들이 여기에 속한다. 90타 이상 치는 골퍼들은 그린 경사를 보통보다 더 봐주고 스트로크는 크고 부드럽게 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숏 퍼팅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쓰리 퍼팅을 하지 않으려면 홀컵 근처에 가까이 붙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골프장의 도우미는 항상 90타 골퍼를 기준으로 퍼팅 라이를 봐주기 때문에 자신의 수준에 맞게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퍼팅의 거리감이다. 거리감은 18홀마다 다르다. 전반 홀과 후반 홀이 다르고, 아침과 저녁이 다르며, 그린 근처에 해저드가 있고, 없고도 차이가 난다. 앞 뒷산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차이가 나고, 햇볕의 영향에도 차이가 난다. 심지어 제주도는 지역적인 특성 때문에 차이가 난다. 이처럼 거리감은 숙지해야할 것이 많으므로 기본을 알고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이다. 남는 것은 스코어 카드하고 돈이다. 퍼팅을 잘해야 결과가 좋다. 이 세 가지만 알면 여러분들도 훌륭한 퍼팅의 달인이 될 수 있다.⊙
 
 
파 3홀에서의 예의

지난 호에는 골프장에서의 예절에 대한 얘기를 썼는데 예상외로 반응이 좋습니다.
그저 “다 아는 소리를 또 했구먼, 할 말 없으면 이제 그만 쓰지” 하는 비아냥이 나올 줄 알았는데 많은 분들이 좋은 글이었다고 자주 그런 얘기를 써달라고 하네요.
그런 분 중에 한 분의 제안으로 이번 호에는 파 3홀에서의 예의에 대한 언급을 하고자 합니다.

골프에 파 3홀이 있다는 것은 참 여러 의미가 있습니다. 파 5홀은 아무래도 장타자가 유리하지만 파 3홀은 장타가 유리한 점이 없습니다. 정교한 아이언 샷을 겨루는 홀입니다. 그것도 단 한번의 샷으로 그 홀의 승부를 가름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하수에게도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홀입니다. 그래서 초보자들이 상수를 상대로 내기를 할 때 한번 해 볼만하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덤비는 홀이 파 3홀이지만 반면에 상수들이나 프로들에게는 가장 힘겹고, 가능한 피하고 싶어하는 홀이 바로 파 3홀입니다. 여러 타의 샷을 날리며 통계적으로 실수가 적은 상수가 유리할 수 밖에 없는 파4, 5 홀보다 이점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핸디 차이가 많이 나도 파 3홀에서는 절대로 핸디를 안주는 것이 통례입니다.
골프코스는 여러 가지 샷을 다 테스트하는 장치를 이렇게 코스 자체에 심어두고 골퍼들에게 한가지만 하지 말고 모든 샷에 익숙해지라는 오더를 내리는 겁니다.

그런데 파 3홀에서는 다른 홀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광경이 벌어집니다. 즉 앞 팀과의 조우입니다. 요즘처럼 골프인구가 많아져 필드의 모든 홀에 사람이 꽉 차 있어 진행이 도움이 되고자 앞 팀이 전원 공을 그린에 올려놓고 퍼팅을 하기 전에 뒤 팀에게 티샷을 하도록 허용하는 사인을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때 기본적인 예절이 있는데 많은 분들이 이를 잘 모르는 것 같아 언급해 달라는 청이 있었던 겁니다.
원래 예절이란 만남이 생길 때 요구되는 것입니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는 예절을 차릴 필요가 전혀 없죠. 결국 예절이란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필요한 행위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파 3홀에서는 만나는 사람이 더욱 많아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자신의 동반자 뿐 만 아니라 앞 팀과도 만나게 된다는 것이죠. 그러니 더욱 예절이 강조되게 마련이죠. 한번 함께 살펴볼까요? 어떤 예절이 필요한지.

   파 3홀에서 지켜야 할 예절

1) 사인과 답례

파 3홀에서는 뒤 팀에게 사인을 준다고 하는데, 어떻게 줍니까? 클럽으로 합니다. 앞 팀은 그린에 공을 올려놓고 마크를 한 후 공을 집어 올리고 손이나 클럽을 높이 들어 이제는 쳐도 된다는 사인을 보냅니다. 이때 뒤 팀은 반드시 그 사인을 받았다는 표시로 손을 흔들거나 클럽을 높이 들어 답례를 해야 합니다. 아무런 답례도 없이 그냥 티 박스에서 어드레스를 하면 저 인간이 사인을 받아서 티샷을 하려는 것인지 그냥 연습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사인을 받았다는 답례를 꼭 하시고 지체 없이 샷을 날려야 합니다. 만약 첫 번째 샷이 워터 해저드에 빠진 경우 워터 해저드 근방으로 가서 샷을 할 것이라면 상관없지만 위치상 다시 그 자리에서 3번째 샷을 날려야 할 경우 샷을 마치기를 기다리는 앞 팀에 다시 샷을 한다는 신호를 보내 양해를 구해야 합니다. 파 3홀에서는 이런 일련의 대화가 수신호나 클럽을 흔드는 것으로 표현됩니다. 200야드나 떨어진 곳에서 소리쳐 의사를 전달할 수는 없는 거죠. 재미있는 장면 아닌가요?   

2) 뒤 팀 샷이 그린에 잘 올라온 경우

뒤 팀이 티샷을 할 때 앞 팀은 갤러리가 되는 셈입니다. 그럼 갤러리로써의 예의를 지켜야 하는데 바로 잘 친 샷에 찬사를 보내는 일입니다. 즉 뒤 팀이 친 공이 그린에 올라오면 박수를 치거나 클럽을 높이 들고 흔들어 잘 쳤다는 찬사를 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찬사를 받은 플레이어는 역시 클럽을 높이 들고 흔들어서 고맙다는 답례를 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이런 일은 한국에서는 당연한 예절인데 베트남에서는 거의 통용되지 않습니다. 보기 좋은 예절이니 꼭 배워서 매번 실행하심이 좋을 듯합니다. 앞에서는 그린에 잘 올라왔다고 클럽을 흔들며 찬사를 보내는데 멀뚱멀뚱 왜 그러지 하며 바라만 본다면 클럽 흔든 사람이 머쓱해지죠. 그러면서 아 저 친구들 아직 기본 매너를 익히지 못했구나 하며 안타까워할 겁니다. 사람에 따라서 “이런 촌 넘들” 할지도 모르죠.

3) 그린 접근은 조심스럽게

뒤 팀이 티샷을 한 후에 그린 쪽으로 걸어가는 동안 앞 팀은 퍼팅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대부분 걸어오는 동안 퍼팅을 마치기에는 시간이 충분치 않습니다. 이때에는 그린에서 퍼트하는 앞 팀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그들이 퍼팅을 다 마치고 그린을 떠날 때까지 약 30야드 전방에서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예의가 필요합니다. 언젠가는 뒤 팀이 앞의 팀의 플레이어가 아직 퍼팅도 마치지 않았는데 그린에 올라와서는 지들 퍼팅 라인을 본다고 두리번거리는 바람에 중요한 퍼팅을 놓쳤다고 다툼이 일어나는 것도 보았습니다. 아니 사인까지 주고 호의를 베풀었는데 그런 천박한 답례를 해서는 안되죠. 남의 팀이 퍼트하는 그린에 올라가는 일은 가장 무례한 행동 중에 하나입니다. 

4) 사인을 주는 경우와 안주는 경우

주말처럼 전 필드가 플레이어로 가득 차 밀려가는 상황에서는 두말없이 뒤 팀에 사인을 주어야 하지만 전체적으로 밀리지는 않으나 자신들의 플레이가 늦어 뒤 팀이 바짝 따라오는 경우는 사인을 주는 것 보다 가능한 빨리 퍼팅을 마치고 떠나는 것이 도와주는 일입니다. 그래야 자신들도 다음 홀부터는 여유를 갖고 쫓기지 않은 플레이를 하게 되는 거죠. 파3 홀이라고 무조건 뒤 팀에 사인주자고 하기 전에 상황 파악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가뜩이나 느린 플레이로 뒤 팀에게 짜증을 내게 만들고, 자신들의 앞에 홀이 텅 비어있음에도 뒤 팀에 사인을 주면 소리는 안 들리겠지만 분명히 뒤 팀으로부터 멍청하다는 비아냥을 들을 겁니다.
바로 이럴 때 고수의 리더가 필요합니다. 자기 팀의 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다른 팀에 지장을 주지 않는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바로 고수의 역할입니다. 고수되기 힘들죠?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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