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길”, 호찌민루트 (Đường Hồ Chí Minh) 민족 해방과 통일, 그리고 희망의 통로 |
호찌민 루트에 얽힌 신화와 전설들은 ‘갸앙 대충 살지’ 식 전후세대들의 느슨해진 나사를 조이는 소위 ‘약 발 잘 듣는 정신강화 도구’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이 생생한 기록과 일화들은 민족 최대의 과제인 해방과 통일을 후세대에게 실제로 안겨준 살아있는 전쟁 영웅들의 입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을 패배시킨 베트남인들에게 쯔응선 (Trường Sơn) 루트, 즉 ‘호찌민 루트’는 수많은 전쟁영웅들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한 살아 숨 쉬는 신화다. 가슴 뭉클한 피와 땀의 대장정, 산악지방에 뿌리내린 소수 민족의 협력을 받아 맹수와 독충이 우글거리는 정글을 헤치면서 만들어 나간 장장 2만km나 되는 이 전설의 길에는 민족해방과 조국통일의 그날만을 바라보며 투쟁해온 이름 없는 전사들의 정기가 서려있다. 오로지 호미와 삼태기로 수백KM를 파가면서 해방구를 넓혀나갔던 집념과 협동심은 민족해방의 뜨거운 열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B52의 융단폭격과 고엽제 살포 20년 동안 총 출격 120만 번, 투하폭탄만 해도 수백만 톤에 달하는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 인류전쟁사에 있어 참혹함과 잔인함의 밀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기록된 이 전장에서 소총과 죽창을 든 왜소한 체격의 남자들과 속이 비치는 얇은 아오자이를 입은 가녀린 부녀자들이 중무장한 터미네이터 (미국)의 비위를 맞추며 비굴한 삶을 사는 것을 거부하고 목숨을 건 투쟁을 통해 승리를 쟁취했기에 더더욱 그 가치가 빛난다. 쯔응선 루트란 . . . 전설의 길, 호찌민 루트 바로 이 시기를 기점으로 북측인민해방군은 미군 측의 무차별 폭격과 고엽제 살포, 폭우와 무더위, 안개, 풍토병 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베트남 북부 - 라오스 - 캄보디아 - 남부로 이어지는 그물 같은 군사물자 보급로 (폭 5.5M)를 완성시켜나갔다. 1959년부터 1975년까지 이 대장정에 참여한 인원은 총 2백만명, 그중 희생자 2만 3천여명, 부상자는 3만여명에 달했으며 바로 이들을 통해 육로 2만 km, 수로 500 km, 정유관 1,400 km가 완성되었다. 캐산, 아르어이 계곡, 찰리 힐, 부온마투옷 등 피비린내 나는 격전지 속에서 호찌민루트를 개척하고 이 길에서 투쟁했던 무명전사들, 사이공 해방 후 대통령궁 옥상에서 베트남해방전선 (NLF)깃발을 흔들었던 병사들의 생생한 기록들을 다 모으면 그 양이 얼마나 될까. 어찌됐건 바로 이들이 있었기에 ‘호찌민루트’는 지금도 여전히 ‘살아있는 전설’로 남아있는 것이다. 신 개념 호찌민 루트, 산업화, 풍요화로 향하는 희망의 길 외세의 지배와 해방, 분단과 통일, 남북 간의 전쟁에 이르기까지 베트남의 파란만장한 근대사는 우리가 겪어왔던 질곡의 세월과 매우 흡사하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들은 피로 얼룩진 역사의 마지막 페이지를 대장정 호찌민루트를 통해 ‘통일’로 귀결지었기에 해방과 통일로 향하는 영광의 길, 호찌민 루트는 아직도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식민과 분단, 전쟁의 아픔을 겪은 같은 동병상련의 아시아 국가로서 슬픔과 고통을 통일로 승화시킨 호찌민 루트 속에서 산화한 영웅전사들이야 말로 통일의 과제를 남겨둔 우리들에게 묵직한 무언의 교훈을 안겨주고 있지 않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