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건국신화

kimswed 2015.04.03 14:34 조회 수 : 2518 추천:46



양국에는 이런 특색이 있다! 베트남과 한국의 문화적 유사점을 찾아보자 이번호는 양국의 건국신화를 비교하면서 지리적, 환경적 특성에 따른 각 나라의 탄생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 그리고 앞으로 양국의 비슷한듯 대조적인 역사적인 모습 등을 연재한다.
오래된 역사를 가진 국가에는 대부분 나라를 세운 이야기, 건국신화가 있다.
베트남 사람들은 베트남 최초의 국가 반랑을 세운 훙브응왕이 바다의 용과 산의 선녀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이며, 자신들이 그 후손이라고 믿는다.

한국에는 하늘의 아들과 곰의 후손이 나라를 다스린 단군신화가 존재한다. 이처럼 베트남과 우리나라에는 비슷한 부분의 역사 이야기가 있다.
두 나라 모두 진시황제가 춘추전국을 통일하고, 이어 한나라가 등장하는 시대의 격변 속에 있었는데, 당시 지구 상의 최강국이었던 한나라에 고조선도, 남비엣도 결국 멸망하고 만다. 그러나 그 이후 고조선이 있던 곳에서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고구려, 백제, 신라가 고대왕국의 기틀을 다지며 한나라에 대응해 나간 반면, 베트남의 경우는 중원의 여러 왕조를 거치며 1,000년간 예속되어버린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지배민족과 피지배 민족이라는 불평등한 관계 속에서도 한족화되지 않고 베트남 사회에 융합되었다. 이것이 중국인 신농씨가 베트남이라는 고유민족의 건국신화에 등장하면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또 다른 특징은 베트남의 경우 유적과 유물의 발굴을 통해 국가와 왕조의 신화적인 이야기를 실제 역사로 바꾸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우리가 단군신화와 관련된 역사적 실존 여부에 관한 연구에 대해 아직도 역사학계에서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현상이다.

한편 베트남신화 속에는 어느 날 여성이 하늘에서 내려오면서 모계 중심 사회에서 남성중심의 사회로 전이되어 가는 모습이 뚜렷이 나타난다. 즉 반랑국 이후에 이어지는 Âu Lạc(어우락)국의 나라 이름에서도 어우꺼의 어우와 락롱구엉의 락이 합쳐진 것이며, 베트남 동포(한 배에서 태어났다는 뜻)의 개념 또한 어우꺼를 한 어머니로 여긴다는 의미(여성이 기준)와 같다. 부부라는 말에서도 한국과는 달리, 버쫑(vợ chồng)이라고 해서 여성이 앞에 나온다.

이 밖에도 고조선이 세워진 북쪽 지방에 산이 많아서 곰(웅녀)과 호랑이 등 산짐승들이 신화 속에 등장했다면, 베트남은 바다와 길게 접하여 용과 괴물 물고기, 고기잡이 등이 신화 속에 등장한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베트남인들의 건국신화는 그들이 단순히 중국 변방에 위치한 제후국이 아니라 당당한 국가로서 존재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와 마찬가지로 중국침략하에서 베트남 인민들의 저항의식을 읽을 수 있다. 또한 하나의 태에서 백 개의 알이 나왔다는 것은 베트남 북부지방에 살던 여러민족의 동포의식을 강조하고 모계사회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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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건국신화

건국신화 출처 (천룡과 신선의 자손)
이 신화는 14세기 후반에 편찬된 설화집 영남척괴열전에 그 기록이 남았고, 약 100년 뒤에 서술된 대월사기 전서에도 동일한 내용이 실려 있다. 이후 새로 들어선 레왕조(1428-1776)때 국가의 정체성 확보의 필요성에 따라 채록되고 일정하게 변색한 다유교적으로 약간 각색되었다. 또한 이 신화는 베트남 교과서에도 실려 있어 모든 베트남인들이 알고 있을 만큼 대중적이다.

신화의 줄거리
베트남 민족, 100개의 알에서 태어나다!
신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국 남방을 다스리는 염제 신농씨의 3세손 데민(Đế Minh)이 아들 데응이(Đế Nghi)를 낳은 후 남쪽을 순방하던 중에 오령에 이르러 부띠엔(Vụ Tiên)이라는 신선의 딸을 만났다. 데민은 그녀와 결혼하여 낀증붕(Kinh Dương Vương, 경양왕 逕陽王), 즉 록뚝(Lộc Tục)을 낳았다.
이후 형 데응이는 북쪽 땅을, 록뚝은 낀증붕(경양왕)에 봉해져 남방을 다스리게 됐는데, 나라 이름을 씻귀(Xích Qủy,중국 운남성 일대)라고 했다. 그런데 록뚝은 물속 용궁에 드나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어느 날 턴롱의 딸과 혼인해 아들 숭람을 낳았는데, 그가 훗날 베트남인의 조상 락롱구엉이다. 이후 록뚝은 락롱구엉에게 대신 나라를 다스리게 하고 사라져버렸는데, 락롱구엉은 나라이름을 락비엣(Lạc Việt)이라 바꾸고 백성들에게 농사짓고 누에치는 법을 가르쳤다.

한편 록뚝의 형 데응이는 아들 데라이((Đế Lai)에게 왕위를 물려주었는데 데라이는 어느 날 남쪽의 씻귀국을 순방하기 위해 딸 어우꺼를 데리고 떠났다.
하지만 어느 날 락롱구엉이 홀로 있는 어우꺼를 발견해 그녀를 데리고 용대암으로 갔고, 이후 데라이는 어우꺼를 찾다가 포기하고 북으로 돌아갔다.

두 사람이 함께 산 지 1년이 지나 어우꺼는 삼(태반이 떨어지지 않은 붉은 막에 쌓인 덩어리) 하나를 낳았다. 어우꺼는 불길한 그것을 들판에 내다 버렸다.
7일이 지나자 붉은 덩어리에서 백 개의 알이 나왔고, 알 하나마다 한 명씩 백 명의 사내아이가 태어났다. 어우꺼는 아이들을 데려와 길렀는데 젖을 먹이지 않아도 잘 자랐다.
하지만 락롱구엉은 물에 사는 자신과 땅에 사는 어우꺼가 물과 불처럼 상극이라 오래도록 함께 살 수 없다며, 헤어지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결국 어우꺼는 50명의 아들을 데리고 산으로, 락롱구엉은 나머지 50명을 데리고 남쪽 해변으로 갔다. 이후 어우꺼는 50명의 아들 중 장남을 훙브응(Hùng Vương)으로 봉하고 나라의 이름을 반랑국(Văn Lang)이라 했고 이후의 왕들은 모두 훙브응이라 불렸다.
따라서 어우꺼가 낳은 이들 백 명의 아들이 밧비엣 (백월, Bách Việt)의 시조다.

신화의 정의
민족기원에 대한 이러한 지식 즉, 홍방(Hồng Bàng), 락롱구엉(Lạc Long Quân), 어우꺼(Âu Cơ), 100개의 알이 든 자루, 18대를
이어온 훙(Hùng) 왕조 등은 수많은 세대에 걸쳐서 베트남 사람들의 분명한 문화적 근원이 되었으며 북방(중국)에서 도래한 인물과 남방(베트남) 사이에서 태어난 인물이 베트남의 시조인 셈이다.
베트남의 건국설화에 의하면, 베트남 최초의 국가는 반랑이며, 건국의 아버지는 훙 브엉이다. 또한 베트남 사람들은 훙 브엉의 부모인 락 롱 껀과 어우 꺼를 그들의 시조로 여긴다. 그런데 훙 브엉의 아버지 락 롱 껀은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신농씨의 3대손인 데 민의 손자이다. 이처럼 중국은 베트남 역사의 기원에서부터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처럼 베트남신화를 통해 베트남 국민들의 의식 속에 자리 잡은 그들만의 문화와 정체성, 태도와 가치관 등을 알아가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특히 베트남인들의 건국신화는 그들이 단순히 중국 변방에 위치한 제후국이 아니라 당당한 국가로서 존재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와 마찬가지로 중국침략하에서 베트남 인민들의 저항의식을 읽을 수 있다. 또한 하나의 태에서 백 개의 알이 나왔다는 것은 베트남 북부지방에 살던 여러 민족의 동포의식을 강조하고 모계사회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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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건국신화

단군신화(檀君神話)의 출전
한국 역사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고조선과 단군에 관한 기록으로는 중국의 (위서)를 인용한 (삼국유사)(기이편)에 실려 있는 자료가 있을 뿐이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세종실록)(지리지), (제왕운기), (응제시주)에도 (삼국유사)와 비슷한 기술이 보이나,단군에 관한 문제를 다룰 때 우선 (삼국유사)의 기록을 사료로서 인용하고, 여기에 더 많은 신빙성을 둔다.

단군신화의 줄거리
오랜 옛날 환인(하느님)의 서자 환웅은 인간 세상을 다스리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었다. 환인은 이로써 천부인 3개, 3천명의 무리를 주어 이곳을 다스리게 한다. 환웅은 태백산 신단수 아래로 내려와 그곳을 신시라고 하며 인간의 360여 가지 일을 주관하면서 세상을 다스리며 교화하고자 했다.

이때 범과 곰이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여, 환웅은 쑥 한자루, 마늘을 주면서 이것을 먹고 100일동안 굴속에서 지내면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호랑이는 결국 100일을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가고 말았는데 곰은 여자의 몸으로 변했다.
여자의 몸이 된 곰은 웅녀인데 혼인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신단수 아래서 아이를 낳게 해달라고 빌었고, 이에 환웅이 잠시 인간 모습으로 바꾸어 아들을 낳으니 이가 바로 단군왕검이다.

단군은 1500년동안 인간세계를 다스리다가 1908세까지 살고는 아사달산에서 신선이 되었다. 이러한 단군신화 줄거리를 두고 수많은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단군신화의 메시지
「단군 신화」는 우리 민족의 개국신화인 동시에 국조신앙을 곁들이고 있어서 민족사의 시발로서 매우 중요하게 취급되어 왔다. 이 신화는 우리 민족의 긍지로서 천제의 아들 환웅이 태백산 신단수라는 성소에 강림하여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을 바탕으로 개국의 터전을 닦고 그의 아들 단군 왕검이 조선을 세웠다는 웅장한 규모의 건국신화이다.

천신께서 택하신 땅에서 천신의 후예를 모시고 세운 나라라는 강한 긍지와 자부심, 그리고 우리 민족의 웅혼한 기상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단군신화 줄거리에는 널리 인간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윤리의식과 철학사상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신과 신 사이 대립이나 신과 인간 사이 갈등이 전혀 드러나지 않으며 하늘과 지상의 결합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조화’롭고 ‘평화’롭게 살아간다는 홍익인간 정신이 담겨있는 것이다.

다음 호에는 반랑국에 이어 수도를 꼬로아에 정하고, 강력한 국가를 이룬 어우락국과 고조선에 대해 살펴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