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법무법인 정평 이 홍 배 변호사

FDI 등록통계와 FIA
베트남은 2006년도 100억불, 2007년도 200억불을 초과하는 FDI(해외직접투자)를 달성하였고, 작년에는 이전 연도의 3배를 초과하는 640억불 상당의 FDI 달성하였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다만, 베트남 MPI는 2009년도에는 세계 경제의 불황으로 인하여 FDI 목표 금액을 200억불로 낮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투자관련 개념인, FDI 등록금액(Registered FDI)과 이행금액(Disbursed FDI, Implemented FDI)에 대하여는 많은 논란이 있어왔는데, 이러한 FDI 등록금액의 통계를 작성하는 주관기관은 어디인지 아시는지요? FDI 통계를 작성하는 베트남 기관은 기획투자부(MPI)  산하 FIA(Foreign Investment Agency)라고 하는 곳입니다.

얼마 전 하노이에서는 대한상공회의소 한베 경제협력위원회 주최 하에 “베트남 경제현황 및 투자환경세미나”가 개최되었고, 당시 발표자로 참석하셨던 FIA 담당자분과 나누었던 서면질의 및 답변자료의 내용이 함께 공유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므로 이번 호에서는 그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당시 FIA에 요청하였던 내용은 FDI 등록금액에 대비한 개념인 FDI 이행금액에 대한 통계공식이 있는 것인지와 그리고 그러한 통계를 작성하는데 있어서의 어려움은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FIA의 답변개요
FIA는 FDI 이행금액은 기업들의 FDI 보고서(the business’s FDI report)에 기초하여 작성되는데, 이에 포함되는 항목에는 투자자들의 자본금 현금 출자 내역, 물품구매계약서에 의한 장비 및 설비의 평가금액, 토지사용권 평가금액, 회사의 차입금액을 포함한다고 합니다. 위에서 보는 것처럼 위 항목에는 외국 투자자나 외국 금융기관으로부터 베트남에 유입되는 출자금, 차입금액만이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베트남 파트너가 출자하는 토지사용권의 객관적 평가가치가 포함되며, 합작회사의 경우 베트남 파트너가 출자하는 베트남 동화의 출자금을 포함하고, 베트남 은행으로부터 차입하는 금액이 포함됩니다.

FDI 이행금액은 투자자들이 FDI 이행 이후 보고를 하거나 작은 프로젝트의 경우 이행보고 자체가 없는 경우도 많아서 FDI 이행금액은 실제 FDI 이행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FDI 등록금액이나 FDI 이행금액은 외국에서의 조달 자본 순유입 뿐만이 아니라 국내 자본까지 포함하는 통계수치이므로 이러한 통계의 유효성 문제에 대하여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다른 국가들의 FDI 통계 방식 특히 ASEAN 국가의 통계방식에 대하여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부동산 개발사업의 예
FIA가 예로 들고 있는 것과 같이, FDI 등록금액 내지 FDI 이행금액이 실제 베트남 경제발전을 위한 해외자본의 베트남 유입 규모와 일치하지 않고 ASEAN 등의 사례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는 것은 FDI 등록금액이나 FDI 이행금액이 완전하게 유효한 개념이 아니고 일정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FIA 스스로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입니다. FIA는, “부동산개발 사업의 경우, 부동산 개발회사는 전체 프로젝트 자본의 최소 20%를 자기자본으로 출자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대부분의 자본은 주택을 매수한 수분양자로부터 조달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주택 수분양자는 대부분 베트남 사람이고 일부 비엣끼우가 포함됩니다. 이는 아직 베트남에서는 외국인의 주택소유가 인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본은 공사 진행 스케쥴에 따라 이행하게 됩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주택개발 사업의 총 프로젝트 자본이 1억불이 되는 경우, 투자증명서 발급 시에서는 1억불이라고 하는 금액이 FDI 등록금액으로 인정되고, FDI 통계에서는 위 금액이 공식적으로 발표됩니다. 그런데 이때 베트남에 1억불이라는 자본이 베트남에 유입되는 것이 아니고 장래 “공사 진행 스케쥴”에 따라 이 자본유입이 이행될 것이며, 실제 (자기)자본금에 해당하는 20% 금액인 2천만불 역시 “공사 진행 스케쥴”에 따라 장래 유입되고, 베트남 투자자와 함께 진행하는 합작회사인 경우에는 그 중 일부 만이 해외에서 조달될 것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8천만불은 수분양자인 베트남 국민이 지급하는 분양대금에서 조달하게 됩니다.

다만 해외차입이 있는 경우에는 해외에서 자본이 조달되는 경우도 있겠으나, 기존의 상당 수 한국인 투자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는 베트남 내 해외지점, 즉 한국계 은행의 각 지점(기업, 신한, 외환, 우리 등)을 통한 자본조달이 많았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에는 형식적으로는 현지금융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베트남 역외에서 자본이 조달되는 것으로 볼 수도 없습니다(은행 내부관계를 생각하면 자금원천을 정확하게 구별하기 어려운 점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FIA의 설명에 따르면, 프로젝트 자본 1억불 중에서 해외에서 조달되는 자본은 그 중 20%가 되지 않게 됩니다(자본조달의 내역에 따라 증감은 있습니다).

Realized FDI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FDI 등록금액 내지 이행금액의 개념 및 통계에 대하여는 비판적인 관점에서는 보는 시각들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적 관점은 “국제수지계정” 상 해외자본의 베트남 내 실질 유입금액을 FDI 통계로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하고, 이에는 베트남 내의 현지금융이나 베트남 투자자의 자본출자 등은 포함되지 않으며, 이러한 통계는 베트남 중앙은행(SBV)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각은 기존의 FDI 등록금액은 베트남 내 정책결정의 관점에서는 유의미한 수치가 아니라는 평가를 반영하는 것인데, 국제수지계정으로만 FDI를 판단하는 “Realized FDI”는 기존 FDI 이행금액 보다는 적은 금액의 엄격한 수치를 보여줄 수 밖에 없습니다(Realized FDI는 한글로 번역할 때 Disbursed FDI와 같이 FDI 이행금액으로 번역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정확한 번역 용어의 정립은 다음 기회로 미루겠습니다).
FDI 통계자료의 수치를 볼 때,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커다란 수치에 대하여 호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실적이라는 측면에서 베트남 지방정부와 투자유치 담당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넓은 면적의 토지사용권을 취득할 수 있는 명분을 줄 수 있으며, 토지사용권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때에는 매우 매력적인 투자 요인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본조달이 어려운 시기 투자자는 대형 프로젝트의 기한 연장을 요청하기가 용이할 수 있다고 합니다.

통계를 보는 눈
통계라는 작업은 기본적으로는 정보의 모집과 축적이라는 가치중립적인 일련의 행위이고, 가공과 처리를 거친 계량화된 정보는 경영상 판단이나 정부 정책의 검토 및 의사결정시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입니다. 한편 정보는 이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작성 주체의 의도와 목적에 따라 통계의 방식이 달라지거나 통계자료가 재처리되거나 또는 윤색될 가능성이 상존합니다. 그리고 실제 목적 없는 통계란 있을 수도 없으므로 이는 일정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데, 사정이 이러하다면 통계수치를 보는 독자들의 안목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FIA 역시 통계의 작성과 평가에 대한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앞으로 더욱 유의미한 정보를 생산하게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법무법인 정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