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제조업진출의 위험관리

kimswed 2016.07.16 08:16 조회 수 : 76

저렴한 인건비·많은 인구 매력적
내전과 테러, 행정비효율은 위험
외국기업과의 합자진출 고려해야
금융조달, 마케팅 차별화 필요해

 


아프리카의 주요 나라들은 자원의존형 경제에서 탈피하기 위해 제조업과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기업들의 아프리카 사업 진출도 섬유, 신발, 가전, 자동차 등 제조업과 인프라 개발 참여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아프리카의 또 다른 성장 동력, 제조업과 인프라투자’ 보고서를 통해 우리기업들이 아프리카의 제조업에 진출할 때와 인프라 수주를 따낼 때의 기회 및 리스크 요인들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아프리카 현지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음식료 및 의류, 가전 등 소비재 제품 생산라인을 저렴한 인건비와 유럽 수출의 우회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아프리카로의 공장 이전을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건설 및 태양광 패널 업체 등은 최근 아프리카 인프라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전력부문 참여에 집중해야 한다고 봤다. 

또한 ICT 기업들의 경우, 최근 아프리카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뱅킹과 전자정부 사업에도 진출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최근 아프리카가 제조업 거점지역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풍부한 노동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저렴한 인건비에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는 제조업 발전의 가장 큰 장점으로, 에티오피아는 인건비가 중국의 4분의 1, 동남아의 2분의 1 수준이다. 

특히 에티오피아의 경우는 1억 명에 달하는 인구와 저렴한 인건비로 아프리카 제조업 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새천년개발목표(MDG) 정책으로 인해 2000년 대비 교육받은 인구가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노동생산성도 향상되고 있다.

에티오피아와 케냐 등 자원 의존도가 낮은 국가들은 제조업 투자를 통한 경제성장 정책에 더욱 적극적이다. 특히 에티오피아 제조업 분야는 외부 투자에 의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에티오피아에는 이미 중국 기업들이 산업단지를 조성해 의류, 피혁, 신발 등 경공업에서 가전, 휴대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투자를 늘려가는 중이다. 

중국에서는 화쟝(建)그룹이 의류 및 신발 생산을 위해 2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리판(力帆)자동차는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자동차 조립공장을 건설했다. 이밖에 스웨덴의 의류업체 H&M과 터키의 Ayka, 일본의 SPA형 의료업체 등도 에티오피아에 투자하여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에티오피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케냐 역시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해 섬유, ICT 분야에서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으며, 최근 우리나라도 에티오피아에 한국전용 공단을 조성하여 의류, 봉제 등의 제조업에 진출했다. 

또한 최근 아프리카 경제성장 촉진 요인 중 하나는 아프리카 전반에 걸쳐 활발히 수행되고 있는 도로, 철도, 항만, 전력개발 등의 인프라 건설이다. 글로벌 회계법인 PwC는 2014년 11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인프라 지출이 2025년 연간 18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봤다. 부문별로는 교통 36%(648억 달러), 에너지 30%(540억 달러)로 예측됐다.

◇고위험 아프리카 비즈니스, 회피 전략 필요 = 그러나 아프리카에서는 정치·사회적 불안으로 안정적인 사업 수행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유럽 열강들의 식민지였던 시절 임의적으로 그어진 국경선 때문에 아프리카에서는 내전이 빈발하는 편이다. 

지난 8일 남수단에서는 내전 위기를 맞아 정부군과 반군이 교전하는 가운데 수백 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IS산하로 들어간 보코하람 등의 이슬람 과격세력들 또한 테러 등으로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남수단 수도 주바에서 벌어진 총격전으로 난민들이 남수단 유엔파견본부(UNMISS) 내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있다. 남수단에서는 지난 8일 재개된 총격전으로 민간인 33명을 포함한 272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AP/뉴시스]


설령 내전과 테러가 없다 해도 아프리카에서의 비즈니스는 위험도가 높다. 각국의 행정부는 관료주의와 부패가 만연한데다가, 지급 불이행과 비관세장벽, 비합리적인 규제들이 사업에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 리스크까지 있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국가 신용도가 낮아 해외로부터의 자금조달이 어렵고, 현지 금융시장은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 따라서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할 때는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충분한 자금력과 경험을 가진 현지기업 및 외국기업들과의  공동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2015년 포스코에너지는 보츠와나에서 80억 달러의 석탄 화력발전 사업에 일본 종합상사 마루베니와 각각 50% 지분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일본의 도시바 및 도요타 상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케냐 지열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금융 리스크 돌파를 위해서는 사업 발주 국가에 적합한 마케팅 및 파이낸싱 역량을 키워내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아프리카 정부가 자금 및 위험을 분담하는 민관협력 방식의 프로젝트(IPP/PPP)를 고려할 수 있다. 또한 맞춤형 마케팅도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국가별 정책에 맞춰 선제적으로 사업 발주 국가들에 적합한 사업을 제안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다자개발은행 등에서 발주하는 프로젝트 참여와 함께 새로운 파이낸싱 모델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테면 세계은행은 지난 2014년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케냐, 라이베리아, 가나의 전력사업에 50억 달러의 지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과 일본 정부는 최근 아프리카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자국 기업들을 위해 다양한 방식의 투자 모델을 개발해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아프리카 진출을 위해 50억 달러 규모의 중국-아프리카 개발펀드(CADF)를 설립했으며, 일본은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산하에 아프리카투자촉진기구(FAITH)를 설립해  5년 동안 50억 달러의 금융지원을 발표했다.

<주간무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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