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무역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한베트남 FTA 발효 이후 1-10월간 한국의 對베트남 수출은 13.0%, 수입은 2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동차부품, 섬유의류, 전자기기를 중심으로 국내 업체의 베트남 현지 진출이 증가하면서 원부자재의 베트남으로의 수출과 현지 가공/제조 제품의 수입이 크게 늘어난 데다, 지난 해 발효한 한베트남 FTA의 관세철폐 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김극수, http://iit.kita.net)은 「한베트남 FTA 1주년 평가와 시사점」보고서를 통해 한베트남 FTA는 ▲기존 한아세안 FTA에서 미흡했던 시장개방 수준을 높이고, ▲원산지기준을 완화해 업계의 FTA 활용을 촉진하였으며, ▲FTA 사후적용 명문화 및 상호대응세율 폐지를 통해 업계에게 FTA 활용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한베트남 FTA 발효 이후 한국의 베트남 수입시장 점유율은 발효 전 대비 1.8%p 상승해(16.7% → 18.5%) 동 기간 다른 주요 경쟁국 대비 크게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고서는 사례를 통해 기존에는 FTA 수혜산업으로 부각되지 않았던 식품업계가 체감하는 한베트남 FTA 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했다. 일례로 치킨 소스류를 베트남으로 수출하는 ㈜돈치킨은 기존 한아세안 FTA에서는 식품류의 엄격한 원산지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20-33%의 높은 관세율을 부담해 왔으나, 한베트남 FTA에서 완화된 원산지기준이 도입됨에 따라 0-10%의 FTA 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향후 5년간 한베트남 FTA 활용에 따른 누적 관세절감액이 182만달러(약 21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한베트남 FTA 적용 여부가 다른 수출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력이 되고 있다. 특히 고가 상품을 다루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바이어의 경우 FTA 활용을 위한 수출업체의 서류지원 여부가 수출 성사에 중요한 조건으로 여겨진다. 드림코퍼레이션㈜ 장정미 대표는 “한국산 화장품, 간식견과류 등 어린이 관련 제품, 율무차두유 등 건강음료는 비교적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30대 여성을 대상으로 인기가 매우 높다”고 언급하면서 “현재 직원 8명의 소규모 기업이지만, 베트남 바이어가 FTA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서류지원을 시행한 이후로 해당 제품의 주문물량이 대폭 증가해 현재 최소 10명의 신규직원을 추가로 고용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 FTA 특혜관세는 협정에서 정하는 원산지기준을 충족할 경우 수출자가 이를 확인하는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해 수입자에게 제공해야만 통관 과정에서 FTA 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음
국제무역연구원 이근화 연구원은 “한베트남 FTA 관세효과에 힘입어 자동차부품, 섬유, 전자기기 등의 원부자재 뿐 아니라 화장품, 의약품 등의 소비재 수출도 크게 늘었다”고 언급하며, “향후 관세가 추가적으로 인하됨에 따라 베트남으로의 수출 확대는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