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장지에서 운전

kimswed 2018.09.01 06:25 조회 수 : 61

 

무역인들에게 해외출장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피할 수 없는 업무의 하나다. 비행기 이용이 많을 수밖에 없고 호텔과 현지 식당도 자주 찾을 수밖에 없다. 때에 따라서는 해외에서 자동차를 빌려 운전을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또 본인이나 가족 또는 직장동료 등 지인들을 위한 선물을 사기도 한다. 해외출장이 많아지면 이러한 일들은 생활의 일부가 되기도 하지만, 우리와 생활문화나 법규가 달라 실수 아닌 실수를 할 수도 있다. 해외출장 또는 해외여행 시 알아두면 좋은, 작지만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를 모아 연재로 소개한다.…◇
 
[한국무역신문 = 김성욱 기자] 해외로 출장을 가면 이동에 불편을 겪는 경우가 있다. 머무는 호텔이나 인근에서 모든 일정을 처리하거나 짧은 일정만 소화한다면 큰 무리는 없다. 
 
물론 택시 등을 이용하면 편리하기는 하지만 비용적인 측면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출장 기간이 길어지고 일정을 처리할 동선이 길어진다면 마냥 비싼 택시를 이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장기간 해외로 출장을 떠나게 되면 현지에서 자동차를 빌려 이동수단으로 활용하게 된다.
 
하지만 해외 출장지에서 운전 시 국내와 다른 법규와 문화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국제운전면허증. (출처 = 나무위키)
◆해외 운전 필수, 국제운전면허증 = 해외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려면 먼저 국내에서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국제운전면허증은 1년의 유효기간을 가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운전면허증이다.
 
간단한 서류와 함께 경찰서 등의 발급기관에서 신청하면 된다. 가까운 운전면허시험장이나 경찰서에서 여권, 6개월 이내 촬영한 여권사진 1장, 운전면허증을 첨부해 신청하면 된다. 지방자치단체를 통한 여권발급 신청 시 국제운전면허증도 동시에 발급 신청할 수 있는 여권, 국제운전면허증 원스톱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국제운전면허증은 또 출국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수수료는 8500원이다.
 
국제운전면허증 영문 이름 스펠링과 여권 영문 이름 스펠링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국제운전면허증 서명과 여권 서명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국제운전면허증 효력을 인정받을 수 없다.
 
국내에서 운전면허가 정지된 상태에서 국제운전면허증 발급을 신청하면, 정지 기간 종료일 다음날부터 1년간 유효한 국제면허증이 발급된다.
 
그러나 국제운전면허증으로 모든 국가에서 운전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국제운전면허증은 1949년 체결된 제네바 협약과 1968년 비엔나협약에 가입한 국가간에 허용하고 있다. 두 개의 협약에 가입한 국가는 총 128개국(아시아 22개국, 북남미 19개국, 유럽 47개국, 중동 및 아프리카 40개국)이다.
 
우리나라와 무역거래가 가장 많은 중국의 경우 제네바 및 비엔나 협약국에 해당되지 않아 국제운전면허증으로 운전이 불가능하다. 중국에서 운전을 하려면 운전면허증을 별도로 발급받아야 한다. 한국의 운전면허증이 있다면 필기시험만으로 취득이 가능하다.
 
국제운전면허증이 있다고 해서 이것만 들고 운전에 나서면 안 된다. 국제운전면허증과 함께 국내 운전면허증, 여권을 모두 지니고 있는 것이 좋다. 미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이 중 하나라도 빠뜨릴 경우 무면허운전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 캐나다 등의 국가에서는 해당 주의 도로교통법에 따라 국제운전면허증의 인정 범위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대사관을 통해 방문하는 주에서 국제운전면허증으로 운전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국가별 이색적인 운전법규 =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았더라 하더라도 국가별로 운전법규 및 습관에 많은 차이가 있다. 따라서 해외 출장지에서 운전을 해야 한다면 사전에 그 나라만의 운전법규 등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에서는 운전 시 자동차 안에 음주측정기를 필수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식사에 와인을 즐기는 식문화에 맞춰 음주운전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해서는 안 되지만, 음주운전에 적발 시 음주측정기가 없으면 벌금이 최대 두 배로 늘어난다.
 
시력이 좋지 않아 안경을 착용한 출장자라면 스페인에서 운전할 때 여분의 안경을 필히 자동차에 보관해야 한다. 갑자기 안경을 잃어버렸거나 부서졌을 경우에 대비해 여분의 안경으로 안전운전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만약 여분의 안경을 차에 보관하기 않았다 경찰에 적발되면 벌금을 물어야 할 수 있다.
 
이탈리아는 안전벨트에 대한 규제가 있다. 해외 출장자에게는 적용될 가능성이 적지만, 강아지 등 반려동물을 데리고 운전할 때도 반려동물에게도 무조건 안전벨트를 채워야 한다.
 
러시아에서 운전을 한다면 차량 세차를 열심히 해야 한다. 러시아에서는 자동차 내부나 외부가 매우 더러울 경우 벌금을 부과한다. 이는 러시아 기후 특성상 눈이 많이 오는 겨울에 자동차 번호판을 깨끗이 유지하게 하기 위해 마련됐다.
 
▲아우토반. (출처 = 두피디아)
스피드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로망이 독일의 속도제한이 없는 고속도로 아우토반. 이곳에서는 주행 중 정차를 해서는 안 된다. 정말 심각한 사고나 차량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차가 금지돼 있다.
 
독일의 이색적인 법규는 ‘누드 드라이빙’이다. 운전을 할 때 옷을 다 벗고 해도 무방하다. 단 신발만은 꼭 신어야 한다. 사고 시 신발을 안 신었다면 보험처리가 안 된다.
 
반면 태국에서는 상의를 벗고 운전을 하면 안 된다. 아열대 국가인 태국에서는 거리를 거닐 때도 상의 탈의를 금지하고 있다. 일반 자동차뿐 아니라 버스나 에어컨이 없는 뚝뚝이에도 해당된다.
 
운전 중 음식을 먹으면 안 되는 나라도 있다. 주마다 법에 차이가 있는 미국의 경우 워싱턴주에서 운전 중에 음식을 먹는 것을 불법으로 지정하고 있다.
 
또 지중해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인 사이프러스에서도 운전 중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셔서는 안 된다. 또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아서도 안 된다.
 
일본에서는 운전 중 보행자에게 물을 튀는 경우 벌금이 부과된다. 빗길운전 시 특히 더 주의할 필요한 국가다. 또 중앙선은 한국과 달리 황색 이외에 흰색으로 표시돼 있기도 한다.
 
일본 외에도 영국, 홍콩 등도 중앙선이 흰색으로 표시돼 있다. 
 
어느 나라에서나 주의해야 할 것은 사고 방지다. 특히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는 자전거 이용자가 많아 차보다 자전거를 우선시한다. 또 신호등이 없는 거리도 많고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도 항상 주의해야 한다.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국가들 =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국가의 65% 정도는 우측통행을 해야 한다. 이들 국가는 운전대가 모두 좌측에 있다. 나머지 35% 국가는 운전석이 좌측에 있다.
 
운전석이 좌측에 있으면 운전을 하는 주요 동작과 주행방향이 우리나라와 반대로 이뤄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와 반대로 차들이 움직이는 영국 런던. (출처 = 아이클릭아트)
운전석이 좌측에 있는 이유는 과거 마차시대에서 찾을 수 있다. 마부가 마차를 끄는 말을 통제하기 위해 채찍을 사용했는데, 대부분 마부가 채찍을 오른손에 쥐었다. 마부가 왼쪽에 앉으면 승객이 채찍에 맞을 수 있기 때문에 마부의 좌석은 왼쪽이 됐고, 이 문화가 자동차에도 적용된 것이다.
 
유럽의 여타 국가도 마차를 이용했기 때문에 좌측통행을 했으나 1700년대 말 프랑스 대혁명을 기점으로 마차가 우측으로 주행하는 것이 일반화됐다. 그리고 유럽을 정복한 나폴레옹으로 인해 유럽 여러 나라에 우측통행이 퍼져 나갔고, 그 후 영국을 제외한 나머지 유럽국가에서는 자동차에도 우측통행이 정착했다.
 
영국의 영향을 받은 많은 영연방 국가들이 지금도 운전석이 왼쪽에 두고 있다.
 
최초로 운전석이 좌측에 있는 자동차를 선보인 국가는 독일이다. 지금이나 과거나 오른손잡이가 많았기 때문에 운전자의 편의를 생각해 오른손 작동을 많이 할 수 있게끔 운전석을 왼쪽에 배치한 것이다. 이후 독일 자동차에 대한 인기가 급증했고, 많은 국가가 운전석을 왼쪽에 둔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운전석을 오른쪽에 둔 아시아의 대표적 국가는 일본이다. 우리나라는 오랜 시간 일본의 지배를 받았지만 자동차 운전석은 왼쪽에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미국 자동차를 처음 수입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한동안 ‘자동차는 우측통행, 사람은 좌측통행’을 했던 것은 일본의 잔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지금도 일본이 놓은 경인선 철도는 좌측통행을 하고 있다.
 
참고로 운전석이 좌측에 있는 대표적 국가는 다음과 같다.
 
아시아 : 일본, 태국, 인도, 홍콩, 방글라데시,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네팔, 파키스탄, 싱가포르, 스리랑카, 태국, 부탄, 아로스, 호주, 뉴질랜드, 파퓨아뉴기니, 솔로몬군도, 피지
 
유럽 : 영국, 아일랜드
 
중남미 : 앤티카, 바베이도스, 버뮤다, 도미니카, 그래나다, 가이아나, 자메이카, 세인트루이스, 세인트벤센트, 트리니디드토바고
 
아프리카 : 케냐, 말라위, 말타, 모리셔스, 모잠비크, 남아프리카공화국, 타자니아, 밤비아, 짐바브웨, 우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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