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금융가 구조조정문제로 뒤숭숭
요즘 베트남 금융가가 뒤숭숭하다. 소형은행 상당수가 자금이 부족해 30%가 넘는 초고금리로 급전을 빌려 쓰는가 하면 그 중 일부는 대형은행에 기대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고 더 심각한 경우에는 일부 자금인출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증권가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에스엠이(SME)증권은 금액은 크지 않지만 주식매수 자금을 여러 번 결제하지 못해 증권위원회로부터 매수정지조치를 당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는 이 증권사가 단기부채 대비 현금성 자산의 비중이 7% 미만으로 심각한 유동성 위험에 처해있는 사실에 원인이 있다. 고객이 돈을 인출하려고 하면 거기에 응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 회사 말고도 비슷한 상황에 처한 회사가 여럿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말하자면 일부 은행이나 증권사에 유동성 위기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들 기관에 유동성 위기가 벌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부동산 침체로 은행부실채권 급증, 일부 소형은행 유동성 위기
먼저 은행의 경우, 92%의 예금이 1년 이하 만기이고, 66%가 6개월 이하 만기이다. 이런 단기 자금으로 부동산 등 중장기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보니 유동성 위기에 쉽게 노출되는 것이다. 부동산 개발 시 프로젝트 파이낸스 비중이 약 60~75%에 달하고 나머지가 분양대금으로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체 은행대출 중 12% 정도가 부동산과 증권 관련 대출인 상황에서 최근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급락세를 감안하면 8월말 현재 3.21%인 부실채권 비율이 급증할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향후 부동산 대출 등의 부실 급증우려를 감안하면 베트남 은행들이 상당히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내년 4월 실시예정인 국제회계기준 방식 부실채권 산정 시 부실채권비율은 엄청나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 신용평가 기관인 피치사가 국제회계기준을 바탕으로 추정한 바에 의하면 부실채권비율은 13%다. 여기다 부동산 관련 부실채권이 더해지는 경우 부실채권 비율은 20%에 육박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부실채권비율(베트남회계기준)이 5%를 넘는 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을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대형 및 중소형 증권사 결제불능상태
한편, 증권사의 경우에도 소위 영업용 순자본비율(가용가본/총 위험)이 180%에 미달하는 회사가 12군데나 된다. 이중 5개 회사는 이 비율이 120% 미만으로 한국의 경우 같으면 합병·영업양도 조치를 당했을 회사들이다.
그 뿐이 아니다. 엄청난 부채와 잠재부실을 가지고 있는데 장부에 반영하지 않은 회사도 수두룩하다. 업계 1, 2위를 다투던 탕롱 증권의 경우 모회사인 밀리터리뱅크가 빌려준 돈 1조 4000억 동 중 만기가 지나도 갚지 못하고 있는 부채만 2500억 동에 달하는 것으로 최근 밀리터리뱅크 상장 시 드러났다. 탕롱 증권의 단기부채가 작년 말 기준으로 4조 동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업계 수위권 회사의 재무 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
현재 베트남에는 5개의 국영상업은행, 1개의 사회정책은행, 1개의 개발은행, 37개의 민간 주식회사 상업은행과 5개의 합작은행(신한비나 제외 시 4개) 및 48개의 외국계 지점이 영업을 하고 있다. 외국은행 사무소도 48개다. 100개가 넘는 은행이 난립하고 있다는 얘기다. 증권사도 105개 인가를 받았다.
금융기관 선택에 신중 기해야
금융당국은 이번 기회에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구조조정이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 은행의 경우는 은행 간 합병이나 중앙은행의 인수, 증권의 경우는 청산 내지 합병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금융기관을 선택함에 있어서 단순히 수익성이나 회사규모 내지 업계위치 만을 보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시점이다. 한국에서 본 저축은행 예금자의 분노와 눈물이 베트남에서 발생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우리CBV증권 부사장 임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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