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무역하는 시대

kimswed 2019.10.01 06:51 조회 수 : 204

AI 채팅로봇, 쇼핑도우미부터 변호사·심리상담사까지 이미 현실 적용
무역 상담뿐 아니라 수요예측 통한 조달 통해 물류비용 절감에도 도움

 
인공지능(AI)이 바이어를 찾고, 오퍼를 내고, 상담을 하고, 계약을 하고, 생산 발주를 내고, 물류회사에 운송과 선적을 요청하고, 무역서류를 만들어 송부하고, 네고를 하거나 대금을 수취하고, 환전까지 해서 하청대금이나 급여 등을 처리하는 시대. ‘인공지능이 무역을 하는 시대’는 올 수 있을까. 또 인공지능은 가장 적절한 거래상대방을 찾아내 비즈니스 효율을 높이고, 무역사기 등을 원천 차단하며, 개인무역 시대에 무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까. 질문이 복잡한 만큼 대답도 간단치가 않다.
 
지난 8월 29일 서울 강남 변호사회관에서는 ‘제1회 알파로 경진대회’가 열렸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인간 변호사와 AI 변호사간 대결이 펼쳐진 것이다. 인간 변호사 9개 팀과 AI 변호사 3개 팀이 경연했는데 1~3위를 AI 변호사 팀이 차지했다.
 
특히 3위에 오른 팀은 일반인이 AI의 도움을 받아 변호사 팀을 이겼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나머지 1, 2위 팀은 인간 변호사와 AI 변호사가 팀을 이뤄 참가했다. 문제는 총 3개가 주어졌다. 사람으로만 이뤄진 팀은 네이버와 구글 등 포털사이트 검색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었고, AI 변호사는 IA 시스템(CIA, U-LEX)만 이용했다.
 
대회에 참가한 인간 변호사들은 “시간이 너무 짧았다”고 입을 모았다. 일각에선 2017년 이세돌과 ‘알파고’가 바둑 대결을 펼쳤을 때처럼 알파로도 ‘질 수 없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평가위원장을 맡은 이명숙 변호사는 “평가가 공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변호사는 “AI를 두려움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며 “오늘 이 자리가 AI와 인간이 어떻게 협업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AI가 해내고 있다. 인간의 명령어에 의존해 결과를 도출하던 기존의 컴퓨터 기술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AI 기술은 인간의 사고나 학습체계를 본떠 프로그래밍 된 기술이기 때문에 ‘학습’을 통해 추리, 적응, 논증, 판단까지도 가능하다. 이러한 AI 기술은 점차 범위를 넓혀가며 우리 삶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AI는 국제무역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삶에 점점 깊숙이 자리 잡는 AI ‘챗봇’ = 실제로 쇼핑 도우미, 호텔 서비스 등 고객 응대부터 금융·법률상담, 기사 작성, 심리상담 등 전문 직종의 업무까지 AI의 손길이 곳곳에 닿고 있다. 머지않아 AI가 쓰이지 않는 곳을 찾기 어려울 듯하다.
 
일례로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는 IBM 인공지능 ‘왓슨’ 기술을 기반으로 온라인 쇼핑몰 도우미 ‘플루이드 리테일’ 앱을 개발했다. 플루이드 리테일은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을 분석하고 유통기업과 연계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방문자의 구매결정을 돕는다. 원하는 품목과 용도를 얘기하면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골라주기도 한다. 사용자는 앱을 다운받은 뒤 요구사항을 얘기하면 된다. 그러면 상황에 맞는 최적의 제품이 추천된다. 노스페이스의 전자상거래 선임 디렉터 칼 부차드는 이 시스템에 대해 “그냥 데이터를 가지고 프로그램에 집어넣는 수준이 아니”라며 “당신의 대답이 필요할 때 나서서 질문을 던진다”고 소개했다. 소비자가 실제 점원의 응대와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업계에도 AI 기술이 적용되는 추세다. 국민은행은 AI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자영업자와 중소 기업인의 경영애로 해소를 돕는 모바일 플랫폼 앱 ‘KB 브릿지(bridge)’를 내놨다. KB 브릿지는 수많은 정책자금 중 이용자 특성에 맞는 정책자금을 추천해줄 뿐만 아니라 정책자금, 창업, 상권분석과 관련된 상담이 필요할 경우 KB국민은행의 전국 12개 ‘KB소호컨설팅센터’에서 원스톱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 지원한다.
 
무역업에도 AI 기술이 쓰이기 시작했다. KTNET(한국무역정보통신)은 지난 3월 전자무역 고객들이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AI 기반 ‘트레이드 챗봇(티봇)’을 출시했다. 티봇은 전자무역업계 최초의 인공지능 적용사례로 과거 콜센터에서 수행하던 단순 질의응답들을 AI를 통해 자동화한 서비스다. 티봇은 전자무역 서비스에 대한 수천 개의 질의응답 유형을 딥러닝을 통해 학습하고 이용자의 질문에 답변한다.
 
이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은 무역, 물류, 구매확인, 공인인증, 요금/청약 등 업무에 관한 답변을 간편하게 받을 수 있다. 고객지원센터로 전화하는 것보다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다. KTNET 관계자는 “티봇의 학습데이터와 음성인식 데이터가 축적되면 더 고도화된 다양한 업무 처리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며 “업계를 선도한 신기술과 고객지원 역량을 바탕으로 티봇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AI 기술이 가장 많이 적용되는 분야는 챗봇이다. 정보기술연구기관 가트너(Gartner)는 2020년까지 모든 고객 서비스 의사소통의 80%를 챗봇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자동차 서비스 센터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는 R사 관계자는 KOTRA와의 인터뷰에서 “보통 기업들은 주로 고객 서비스에 챗봇을 사용하고 있으나, 저희 회사는 솔루션 판매 업무에도 챗봇을 사용해 능동적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고 답했다. 챗봇이 바이어와의 상담에도 쓰일 가능성이 엿보인다. 다만, KOTRA는 “아직까지 인공지능 기반 챗봇이 인력을 완벽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며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 실제 인력들의 대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무역업에 AI가 사용된다면 = 무역업계에 AI가 상용화된다면 ▷커뮤니케이션 ▷수요예측 ▷물류비용 등의 측면에서 효율성이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는 회사 홈페이지에 바이어의 구매 상담을 위한 AI 챗봇을 오픈해 둔다면 시차로 인해 발생했던 어려움을 일부 해소시켜줄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다른 언어로 인해 생긴 장벽도 다소 무너뜨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네이버, 카카오 등 IT 업체는 AI 번역기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구글은 2017년 실시간으로 통역이 가능한 무선 헤드폰을 출시했다. 헤드폰을 스마트폰과 연결한 후 헤드폰에 한국어로 말하면 스마트폰에서 바로 영어 통역이 흘러나온다. 구글은 2007년부터 통계기반 번역에서 탈피해 AI 번역을 시작했으며, 네이버도 ‘파파고’를 통해 AI 번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화도 점점 자연스러워질 전망이다. 김병학 카카오 AI랩 부문 총괄 부사장은 8월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개발자콘퍼런스의 기조연설에서 “사람이 실제로 수행하는 특정 과업을 대신할 수 있을 만큼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대화 상호작용이 가능한 AI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인간적인 관계는 사람이 직접 맺어야겠지만, 이러한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제품특성, 구매 수량 등 바이어의 기본적인 질문에 답하는 것은 AI에게 맡겨도 될 듯하다.
 
한편, AI가 수요량을 예측함에 따라 물류비용도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계절, 날씨, 운전자 주행 습관, 차량 운행 대수, 차종별 점검 시기 등 부품 수요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외부 요인을 학습해 A/S 부품 수요량을 예측하는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물류비 절감은 물론, A/S 부품을 적시에 공급함에 따라 고객만족도도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SDS는 유럽에서 AI 기반의 배송센터를 구축·운영하면서 물류업무 혁신에 나서고 있다. 유럽은 소규모 매장들이 연합 형태로 운영돼 제품의 통합적인 재고관리와 수요예측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삼성SDS는 배송센터에 AI 빅데이터 분석플랫폼 ‘브라이틱스AI’를 적용한 후 TV 판매예측 정확도를 전년대비 25∼28%포인트 높였다. 임익순 삼성SDS 전략사업팀 부장은 지난해 3월 자사 판교캠퍼스에서 열린 ‘스마트물류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독일에서 영업사원이 TV 수요를 예측하려면 하루가 걸리는데 브라이틱스를 적용해 10분으로 단축했다”며 “작년 48주 동안 TV 판매 예측량은 영업사원 9만8000대, 브라이틱스 12만6000대였는데 12만4000대가 팔려 AI의 정확성이 더 높았고, 재고 보관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AI 수요예측이 보편화된다면 기업들은 수요에 맞춰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짐에 따라 국내외 물류비와 창고비 등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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