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제한으로 이커머스 플랫폼 급성장… 비대면 진출 노려야
홈코노미·소비재·의료방역… 코로나19발 뉴노멀 수요 잡아라
KOTRA는 올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비대면으로 수출위기를 조기 타개할 수 있도록 1월 18일과 19일 이틀간 ‘2021년 해외지역본부장 회의’를 개최하고 해외시장별 진출 전략과 지원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올해 권역별 시장진출전략을 보고서로 발간하고 ‘KOTRA BIZ’ 유튜브 채널에 요약본을 게재한다고 밝혔다. 각 해외지역본부에서 밝힌 주요 진출 전략을 소개한다. |
●동남아대양주,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 동남아대양주 지역은 아세안 10개국과 호주, 뉴질랜드로 구성돼있다. 특히 정부의 신남방정책 추진에 따라 한국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아세안은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요충지기도 하다. 아세안이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상함에 따라 다국적 기업들의 투자 진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최근 동남아대양주 지역의 눈에 띄는 이슈는 단연 ‘외교 분쟁’이다. 아세안은 미중 패권분쟁의 주요 격전지로 떠올랐으며, 2020년 4월 호주가 중국에 코로나19 발원 규명을 촉구하며 시작된 호주·중국 간 외교 분쟁도 계속해서 심화되는 양상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아세안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도 주목할 만하다. 극단적인 국가 봉쇄조치로 16~35세 사이 청년 중 87%가 온라인에서 머무는 시간이 급증했으며, 자연스럽게 비대면 문화가 급속히 확산했다. 아세안 각국 정부는 이러한 변화를 디지털 산업화를 앞당기는 계기로 활용하고자 기존 계획을 수정하고 있다.
아세안이 글로벌 제조허브로 떠오르고 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이슈다. 중국 내 생산비용 증가,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미국의 대중 관세 등의 이유로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화가 계속되고 있고, 이에 따른 대체지로 아세안이 부상하고 있다.
아세안 투자의 걸림돌이던 생산효율성과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각국 정부도 우호적인 기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세제혜택, 현금 지원 등 다양한 투자유치 정책을 펴고 있다.
또한, 아세안은 지속가능성을 위한 인프라 프로젝트도 꾸준히 늘려가는 중이다. 코로나19로 중단·연기됐던 각종 인프라 프로젝트를 재개하려는 움직임뿐 아니라 경기침체를 완화하기 위한 신규 인프라 건설도 확대되는 추세다.
베트남은 정부 예산으로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PPP법을 신규 제정했고, 인도네시아는 수도 이전 프로젝트를 재개했다. 인구 과밀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은 스마트시티 개발에 나섰고,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태양열, 지열,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 인프라 건설도 늘리고 있다.
동남아대양주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세안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가치사슬을 활용해야 한다. 기업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활용해 직접투자, M&A 등 방식으로 지역 가치사슬에 직접 진입하는 방법, 양자 또는 다자간 무역협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비용과 진입장벽을 완화하는 방법, 산업단지나 특별경제구역 입주를 통해 진출기반을 마련하는 방법 등 우리 기업에 적합한 전략을 찾아 진출할 것을 추천한다.
정부 차원의 디지털 경제 육성에 따라 발생한 수요를 진출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각국이 사회·경제 전반에 걸친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5G 네트워크 등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단말기, 부품, 장비, SW 솔루션 등이 유망해 보인다.
온라인 경제 확대로 인한 핀테크, 전자상거래, 배달 플랫폼 등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전통적인 디지털 강국으로 불리는 한국은 우리의 기술 강점을 활용해 현지 기업과 산업기술 공유·공동 연구개발을 추진, 상호 호혜적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내수 소비시장 수요를 공략하는 전략도 좋다. 아세안 소비자들의 한국 문화 이해도와 수용도가 높아 한류를 활용한 마케팅도 유효할 것으로 점쳐진다.
마지막으로 한국과 해당 주재국 정부의 경제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합작투자, 컨소시엄 구성 등의 형태로 현지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안이 있다. 상생협력과 현지사회에 기여하는 사회공헌 사업도 진입장벽을 완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남아시아, 진입장벽 높지만 꾸준하고 안정적 = 서남아시아는 인도를 중심으로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스리랑카, 부탄, 네팔, 아프가니스탄, 몰디브 8개국으로 이뤄진 지역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 중 하나다.
다만 진입장벽이 높아 수출이나 거래처와의 관계 구축, 기술 협력, 투자진출 등에 있어 단계적 진출이 필요하다. 동시에 1990년대 중반 진출한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이외 동반진출 기업의 사례에서 보듯 꾸준하고 안정적인 시장이기도 하다. 민주국가 전통과 공존의 문화를 가지고 있어 우리가 중국에서 경험한 정치적 리스크도 낮은 편이다.
2021년 서남아시아의 주요 이슈로는 크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각국의 활발한 경기부양책 ▷제조업 육성 및 유치를 통한 산업 구조 변화 ▷반중국 정서·수입규제 확대 ▷시장 내 산업 한류 확산이 꼽힌다.
서남아 지역 각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각종 경기부양책을 시행하고 있다. 초반에는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긴급 식량 배급, 금리인하 및 대출 연장 등이 주를 이루던 것이 최근에는 제조업 육성을 통한 산업구조 개편, 건설 경기 확대를 통한 인프라 개선 등까지 언급되는 추세다.
서남아 각국은 투자환경도 빠르게 개선하고 있다. 자국 내 제조업을 유치·육성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세계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서남아 정부들의 목표다. 인도는 Make in India의 버전2격인 Self Reliant India라는 자립인도정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미중 간 통상전쟁이 확대되고, 지난해 6월 20일 인도와 중국의 국경 유혈 충돌을 겪으며 대중국 수입 의존도를 감소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이러한 중국제품 퇴출이 우리 기업에게는 반사이익을 가져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한국의 코로나 대처 모습이 대대적으로 현지 언론에 보도됨에 따라 한국인, 한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우리 기업에 긍정적인 이슈도 눈에 띄는 시장인 만큼 현명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도 물론 있다. 첫째, GVC 재편의 큰 틀에서 서남아시아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서남아시아는 인구 규모, 성장성 면에서 우리 기업이 몰린 중국과 베트남 등을 대체·보완할 수 있는 전략지역이다. 특히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 기계류, 전기전자 등 소부장 분야의 기술·투자협력 확대가 유망하다.
K-프리미엄 플랫폼을 구축하고 활용하는 전략도 유망하다. 인플루언서를 통해 제품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좋다. 현재 서남아시아 시장에서는 한국 색조화장품과 식품이 인기 있다.
침체된 서남아시아의 경기 부양을 위해 시행되고 있는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와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는 방법, 한국과 서남아시아의 전문가가 스타트업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 기업들이 이를 활용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이러한 전략들과 관련해 서남아지역본부는 “K-방역, ICT 분야 산업한류, 개발경험공유를 활용해 한국기업의 새로운 GVC 진입을 지원하고 소비재 중심의 온라인마케팅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중동, 자국 산업 보호 움직임 강화 = MENA지역이라고도 불리는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을 읽는 가장 큰 키워드는 ‘유가’다. 전 세계 항공편 축소, 주요국 락다운으로 유가가 하락하자 OPEC 회원국들은 석유 생산량을 통제해 이를 회복시키려 하고 있으나 올해도 배럴당 40~45달러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석유에 의존하는 각국 제정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 정부는 코로나19 피해 기업을 구제하고 민생 안정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유가 하락으로 제정 상황이 축소된 가운데서도 세금 감면, 대출 상환 부담 경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중동 각국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의료방역 및 식량 등 생필품 실패 사례를 거울삼아 국가 기본 기능의 자급체제 구축을 정책 1순위로 삼았다.
우리 중소기업이 특히 주목할 점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과거 중동 지역 각국이 자체적으로 수행해 왔던 프로젝트들이 자금 여력이 약해짐에 따라 개발도상국에서 자주 사용되는 PPP 방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우리 중소·중견기업에는 직접 참가 기회가 열린 셈이다.
또한 중동은 석유를 수출해 필요한 물품을 수입하던 기존 경제 구조를 자체적인 제조업 및 미래 산업 육성을 통해 극복해나가고자 하고 있다. 각국은 자국 내 인원 고용을 강화, 입찰 시 자국산 제품 사용 의무화, 해외 수입 물품에 관세 부과 등의 방법으로 자국 산업 보호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중동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비즈니스하고 싶다면 단순 수출 중심 진출에서 탈피해 현지 생산·기술 이전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단순히 바이어를 발굴해 한국 제품을 수출하는 전략만으로는 중동 시장 내 가격 경쟁 심화와 무역장벽 강화로 인해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한국 기업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의료 방역, 첨단 농업 등의 분야가 유망하다.
중동에서도 코로나19 발현 이후 온라인 매장이 활성화되고, 재택근무나 원격 학습과 관련한 품목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바, 이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한류를 바탕으로 한 홈코노미 분야 가전 및 소비재, 아이디어 상품의 온라인 시장 진출도 노려볼 만하다.
민유정 07yj28@kit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