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고 있는 인도의 스타트업 열풍
 
10억 달러 이상의 유니콘 기업 93개사로 세계 3위
 
 
창업 기대수익, 대국 인도는 단위가 다르다
 
인구든 국토든 대국의 이점에 대해서는 별도 설명이 불요하다. 미국이 세계를 호령하고, 중국이 G2로 부상한 원초적 이유도 우리보다 100배에 달하는 국토를 가지고 있고 또 7배, 30배 가까운 인구를 그 국토 안에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 영토 내에서는 국가 간 통관이나 관세 신경전도 없고, 환율의 문제도 없다. 섬나라나 반도와는 다른 시각을 어릴 때부터 다져 온 대국의 사람들은 대중과 엘리트 그룹을 불문하고 보는 시각과 스케일이 그만큼 크고 넓다.
 
인도의 땅 크기는 중국이나 미국의 1/3에 불과하지만 인구, 경작 가용면적은 중국, 미국과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인도 내 비즈니스나 스타트업의 규모나 시각은 대륙적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청계천이나 동대문 시장의 일반 상가 같은 곳을 방문했을 때 그저 그런 규모의 사업이려니 했는데, 연매출 백억, 천억을 넘는 경우를 암다바드에서, 뉴델리에서, 벵갈루루에서 수없이 보곤 했다. 일단 회사를 차리면 전 인도를 대상으로 사업을 할 수 있고, 서북남동 중의 한 지역, 4분의 1이라고 해도 4억 가까운 인구를 상대하기 때문이다.
 
유니콘(Unicorn). 본래 ‘하나의 뿔을 가진 말’로 신화 속의 상서로운 동물이었다. 2013년 벤처 캐피탈리스트 에일린 리(Aileen Lee)가 10억 달러 이상의 평가가치를 가진 스타트업 기업으로 신개념을 제시한 이후 이 유니콘은 성공신화를 쓴 기업 공개 전 또는 인수 전 기업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위키피디아 기준으로 2014년 1월 83개사에 불과하던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은 2020년 11월 495개사로 꾸준히 증가하다 올 1월 기준 963개사로 불과 1년여 만에 2배 증가했다. 이 963개사에 대한 평가가치는 1위 중국의 바이트댄스(ByteDance) 4000억 달러, 2위 엘론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SpaceX) 1000억 달러를 포함해 3조1400억 달러에 달한다. 유니콘 기업은 미국이 460개사, 중국이 300개사, 인도가 93개사로 전 세계 유니콘의 85% 전후가 이 이들 3개 대국에 집중되어 있다. 
 
한국에선 재작년 가을 각각 580억 달러, 250억 달러로 상장된 쿠팡과 크래프톤이 공개 전 대표적 유니콘 기업이고 현재 비바리퍼블리카, 무신사, 직방, 야놀자 등 13개사가 이 그룹에 속해 한국은 전체 중 9위국에 위치해 있다.
 
10억 달러이상 평가 인도 유니콘 기업수 93개사, 세계 3위 
 
인도의 신규 유니콘 기업수도 2018년 8개사, 2019년 9개사, 2020년 11개사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다 2021년에는 갑자기 4배가 늘어난 42개사가 추가됐다. 기존 Byju’s 1강 체제에서 온라인 사교육 분야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Eruditus, UpGrad, 가상화폐 분야의 CoinDCX, Coin Smith kuber, B2B 분야의 Market, Mogliv, OfBusiness 등이 지난해 유니콘 반열에 든 대표 인도기업이다.  
 
창립 6개월 만에 유니콘으로 등극한 온라인 패션기업 Mensa Brands를 비롯해 대부분이 창립 10년 내의 신생기업이지만, 창립 37년 만에 이 반열에 든 기업금융 전문 Five Star 등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도 있다.
 
이렇게 인도 유니콘 기업수가 급증한다는 것은 유니콘의 기반인 인도 내 창업 및 스타트업 열기가 뜨겁다는 것을 반증한다. 집계기관이나 시점별로 차이가 크지만, 3One4 Capital 자료에 따르면 현재 약 6만여 개의 인도 스타트업은 2025년까지 10만 개로 확대되고, 유니콘 기업수도 150개사 이상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손정의의 소프트뱅크, 140억 달러 투자해 대인도 스타트업투자 선도
 
인도 유니콘의 원조는 인도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2대 산맥인 플립카트(Flipkart)와 스냅딜(Snapdeal)이다.
 
2008년을 전후해 인도 상인집단의 본류인 마르와리계(Bansal 가문) 젊은이들이 인도 공과대(IIT : Indian Institute of Techonologyu) 졸업 후 아마존 등의 취업 경험을 살려 책 판매부터 시작해 종합품목을 커버하는 인도 고유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정착시켰다. 
 
그리고 불과 6~7년 만에 미국의 월마트(Wallmart)와 손정의의 비전 펀드 등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수십억 달러의 성공 신화를 쌓았다. 2022년 1월 15일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유니콘 창업자 500명 중 인도계가 93명으로 미국을 제외하고 압도적 다수다. 이러한 성공 신화를 눈앞에서 보고 들은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수많은 인도 젊은이들이 주변의 일상에서, 확대되고 있는 디지털 공간에서 이러한 성공모델을 찾아 밤낮을 혹사하고 있다.
 
아시아 제일 부자 무세시 암바니(Mukesh Ambani)의 지오텔레콤(Jio Telecom)은 기존 통신사의 10분의 1 이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통해 창립 4년 만인 2019년 기존의 절대 양강 보다폰(Bodafone)과 에어텔(Bharti Airtel)을 밀어내고, 인도 제일의 통신사로 도약했다. 100달러 이내의 염가폰을 배경으로 스마트폰 이용자수도 2015년 2억5000만대 수준에서 2021년 8억대를 돌파했다. 소농에서부터 소상공인, 공장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스마트폰은 필수 내지 구매 1순위 품목이 되었고, 이 디지털, 사이버 공간을 통한 데이터 소통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대부분의 인도 스타트업 및 유니콘 기업은 이와 같이 지난 5년간 혁명적으로 확산된 디지털 이용자수와 디지털 공간을 활용한 전자상거래, 핀테크, 배달, 디지털 금융 플랫폼 기업이다.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확대된 유동성을 배경으로 전 세계 사모펀드(Private Equity) 및 벤처캐피털(Venture Capital)의 대 개도국 기업투자는 고성장 중국에 80% 집중되었다. 그러나 미중 간 경쟁격화와 글로벌 공급망(GVC) 재편 가속화, 코로나 팬데믹 그리고 중국내 디지털 규제 강화로 대인도 자본투자는 2020년 892건, 395억 달러에서 지난해 1~9월 기간에만 840건, 490억 달러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선도하고 있는 곳이 1000억 달러 규모의 세계 제일 벤처펀드인 소프트뱅크(창업자 손정의, Masayoshi Son)다. 1981년 창업 후 한때 부도 위기도 겪었으나 중국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로 금맥을 캤던 소프트뱅크는 이 경험을 인도에 접목, 2011년 Inmobile 2억 달러 투자를 필두로 2017년 플립카트 25억 달러, Paytm 16억 달러, Oyo 2억5000만 달러 등 40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이후 지난 3년간 연평균 2~4억 달러의 조정기를 거쳐 지난해 25얼 달러를 Zeta, Swiggy, Eruditus 등 신생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등 대인도 투자를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프트뱅크는 현재 인도 전체 유니콘 기업지분의 약 10%를 확보하고 있다. 인도 전자상거래 양대 토종기업인 플립카트와 스냅딜을 비롯, 핀테크 1위 Paytm, 숙박업 1위  Oyo, 택시공유 대표기업 Ola, 1~2위 배달기업 Swiggy 등 분야별 대표기업은 물론 Lenskart, Delhivery, Unacad(emy, OfBusiness 등 신생 유니콘 기업에 이르기까지 대인도 투자에 가장 적극적이고 전향적이다.
 
벤처 캐피탈은 고위험 고소득(High Risk, High Return) 원칙에 따라 초창기의 사업모델과 창업자, 그리고 투자 국가를 고르는 촉과 분석모델이 가장 발달 된 자본주의 최첨단 기업이다. 지난해 인도는 코로나 와중에도 700억 달러의 사상 최고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 Foreign Direct Investment)를 유치한 바 있다. 세계, 특히 아시아 경제의 축이 중국에서 인도로 이동하고 있음을 외국인 직접투자, 그리고 자본주의 최첨병인 벤처투자사와 인도 내 창업열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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