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이 제한되면서 늘어난 개인 시간을 자신을 가꾸는 데 쓰는 남성을 중심으로 화장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화장품 사용에 거부감이 없는 Z세대 남성 고객의 등장으로 향후 일본 남성 화장품 시장은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
◇지속 성장하는 남성 화장품 시장=일본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9년까지 계속 성장했으나 2020년에는 코로나19에 따른 방일 외국인 급감, 재택근무 확대, 외출 자제 등으로 수요가 꺾이면서 전년 대비 16.6% 감소한 2조2350억 엔을 기록했다. 그러다가 작년 하반기부터 감염병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화장품 수요도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는데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화장품 시장은 전년보다 1.6% 증가한 2조2700억 엔이었다.
일본 남성 화장품 시장은 2016년부터 5년간 12% 성장했으며 작년에도 전년 대비 4% 증가한 373억 엔으로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특히 스킨케어 등 기초 화장품은 256억 엔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7%, 2016년 대비 16% 증가한 것이다.
◇Z세대 남성의 화장품 거부감 감소=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Z세대가 일본 남성 화장품 시장의 주요 고객이 되고 있다. 이들은 남성 화장품에 대해 거부감을 갖기보다 스스로를 더 멋져 보이게 하는 제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며 원하는 기능이나 효과를 얻기 위해 남성 제품보다 종류가 더욱 다양한 여성용 화장품을 찾기도 한다.
한편, 20~49세 일본 남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메이크업을 하는 남성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전 연령에 걸쳐 80%였다. 특히 20대와 30대 가운데 ‘실제로 메이크업을 하고 있다’는 응답이 22%, ‘메이크업을 검토하고 있다’가 10%를 넘었다.
‘메이크업을 하고 있다’는 비중이 가장 낮은 40대에서도 ‘나는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이해할 수 있다’는 응답이 55%나 됐다. 이를 통해 일본에서는 연령에 상관 없이 메이크업을 하는 남성에 대한 남성들의 이해가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남성이 메이크업을 하고 싶은 주요 이유는 ‘좀 더 나은 인상을 주기 위해’(68.8%), ‘자기만족을 위해’(37.7%), ‘콤플렉스를 커버하기 위해’(28.1%)였으며 기타 응답으로 ‘세대를 불문하고 메이크업을 일종의 에티켓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여성으로부터 추천받았기 때문에’ 등도 있었다.
◇다양한 남성 화장품을 판매하는 로프트=로프트는 일본 3대 생활잡화 스토어로 모든 지점에서 남성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특히 로프트 긴자점은 500~600가지의 아이템을 취급하고 있다.
닛케이트렌드에 따르면 로프트 전체 매장의 작년 11월 스킨케어 및 메이크업 제품의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32%와 31%가 증가하는 등 에티켓 차원에서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을 하는 남성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 로프트 담당자는 “앞으로 BB크림, 컬러 립, 네일 등의 메이크업 제품 라인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 남성 메이크업 인기 제품=먼저 ‘우노 페이스 컬러 크리에이터’가 있다. 이 제품은 푸른 수염, 기미, 잡티 등을 숨기고 얼굴의 톤을 자연스럽게 보정해주기로 유명하다. 화장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BB크림을 처음 사용하거나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을 선호하는 남성에게 추천할 만하다.
또한 땀을 흘려도 화장이 지워지지 않아 유지력도 높고 자외선 차단 기능도 포함돼 있어 남성 화장품 BB크림 랭킹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립스보이의 립밤도 인기다. 라이트 오렌지, 내추럴 핑크, 무채색 등 3가지가 있는데, 색이 있는 립밤의 경우 바르기 전에는 오렌지색이지만 막상 바르면 체온에 따라 자연스러운 핑크색이나 오렌지색으로 바뀐다. 립밤의 본래 색이 핑크색일 경우 남성 고객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지만 립스보이의 립밤은 오렌지색이어서 주위의 시선에 신경 쓰는 남성 고객이 사용하기에 좋고 자연스러운 발색력으로 인기도 많다.
◇우리 기업 시사점=전반적으로 남성들의 미의식이 높아짐과 동시에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표현을 확실히 하는 Z세대 남성들의 영향으로 향후 일본 남성 화장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우리 기업이 일본 남성 화장품 시장에 진출할 경우 화장품을 처음 접하는 고객 또는 화장품 사용에 익숙한 고객, 연령대 등 다양한 항목으로 고객층을 세분화해 각 계층의 특성과 수요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아직까지 남성 화장품 시장이 성장 중이고 대부분의 인기 제품이 지나친 메이크업 효과보다는 자연스러움을 지향한다는 점이 제품에 반영돼야 한다.
사회공유망서비스(SNS) 마케팅 측면에서는 단순히 제품만 홍보하기보다는 남성 인플루언서나 연예인이 직접 제품을 사용하는 영상을 통해 자연스럽게 고객에게 사용법이나 효과를 전달하는 것이 시장 진출에 효과적이다.
유통채널과 관련,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해 오프라인 화장품 구매를 망설이는 남성 고객을 위해 아마존 재팬, 라쿠텐 등 일본의 유명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제품을 입점시키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KOTRA 오사카 무역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