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대만 인구는 2327만 명이고 이 중 1997~2012년에 태어나 현재 10~25세인 Z세대는 377만 명으로 16.2%다.
전체 남성 인구의 17%, 여성의 15.4%가 Z세대다.
지역별로는 타이베이 등 6개 직할시에 68.4%가 분포해 있으며 수도권인 타이베이와 신베이에만 26.1%가 모여 있다.
[그들의 관심사]
대만 산업정보연구소(MIC)가 성인이 된 Z세대(18~26세)를 대상으로 작년 4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공중 위생 △환경 보호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 △성 평등 △양안(중국-대만) 문제 △대체 에너지 △가상 화폐 △미-중 무역 갈등 △경제적 불평등 △디지털 격차 이슈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라 남성들의 관심사는 5G 기술, 공중 위생, 환경 보호 순이고 여성은 공중 위생, 환경 보호, 성 평등 순으로 약간의 차이를 보였지만 공중 위생과 환경 보호는 남녀 공통적으로 3위권에 포함됐다.
Z세대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스(SARS)를 겪었고 막 성인이 됐거나 자라는 과정에서 코로나19를 겪고 있다.
환경 오염과 기후 위기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부상한 시대에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성 평등 이슈가 순위권에 든 것과 관련, 대만의 경우 젠더 갈등이 심한 편은 아니고 성 평등에 대한 인식 수준은 높다고 볼 수 있다.
통계적으로도 대만은 성 평등 지수가 높은 사회다.
대만 정부에 따르면 대만의 성 불평등지수(GII)는 2019년 기준 0.045(0에 가까울수록 평등)로 아시아에서 가장 낮다.
[그들과 SNS]
대만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다. Z세대의 인터넷 사용률은 100%이며 두 명 중 한 명은 자주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대만 산업정보연구소(MIC)가 성인 Z세대를 대상으로 2021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시때때로 사용’이 49.4%, ‘시간적 여유가 날 때 사용’ 41.9%, ‘퇴근 및 방과 후 사용’ 8.7%로 나타났다.
사회공유망서비스(SNS)와 커뮤니티는 이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디지털 생활공간이다.
대만네트워크정보센터(TWNIC)에 따르면 Z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인터넷 서비스 유형은 △커뮤니티 △실시간 대화 △영상 및 라이브 방송 △뉴스 △이메일·검색 순으로 나타났다. X세대나 M세대에 비해 뉴스 파악이나 이메일과 검색을 위해 사용하는 비율이 높지 않고 소셜 목적을 우선시하는 편이다.
선호하는 SNS 플랫폼도 세대별로 차이를 보였다.
취업 전문 매거진 치어스의 조사에 따르면 18~26세의 Z세대가 자주 사용하는 SNS 플랫폼은 인스타그램, 유튜브, 디카드 순이었다.
M, X세대와 달리 페이스북은 3위권에 없었고 디카드가 올라 있는 점이 특징이다.
디카드는 2011년 대만에서 개설된 커뮤니티 사이트로 회원 수가 400만 명을 넘고 월간 순방문자는 1500만 명에 달하며 한달에 올라오는 게시물 수는 20만 건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일반인의 회원 가입도 허용하고 있으나 당초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사이트였던 만큼 대학별 게시판이 별도로 개설돼 있고 테마별 게시판도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한국 아이돌, 드라마, 유학정보 등을 다루는 한국 관련 게시판이 따로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치어스의 설문조사를 통해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에 해당하는 Z세대의 SNS 트렌드를 알 수 있다면 현지 인터넷 신문 리닥터가 실시한 조사는 중·고등학생 Z세대의 SNS 트렌드 특징을 보여준다.
대만 중·고등학생들이 애용하는 상위 20개 앱 중에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전통적인 SNS 강자 외에 디카드와 중국의 틱톡, 샤오홍수가 있다.
제품 후기와 정보를 공유하는 샤오홍수는 특히 대만의 Z세대 여성들이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 콘데나스트 타이완은 2020년 조사에서 “18~24세 Z세대는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을 형성하고 특정 브랜드를 평가할 때 친구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인플루언서를 선망의 대상이 아니라 친구처럼 여기는 특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인플루언서들의 가치관에 공감해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참고하고 인플루언서와 이슈를 공유하려고 하며 공통된 취미생활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의 직장관]
취업 전문 매거진 치어스가 X, M, Z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첫 직장을 구할 때 Z세대도 다른 세대와 마찬가지로 △급여·상여금 제도 △조직 분위기 △출퇴근 시간 및 근무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근로시간’과 ‘기업의 교육훈련 시스템’에 대한 입장은 다른 세대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Z세대는 기업의 교육훈련 시스템보다 근로시간을 더 중요하게 고려했다.
워라밸을 중시할 뿐만 아니라 자아실현이나 학습을 위한 자료 취득 경로도 본업이나 직장에 국한하지 않는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선호하는 직장상사 스타일도 다른 세대와는 다른 특징을 보였다. M세대나 X세대는 ‘업무를 지시할 때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는 것’을 상사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은 반면 Z세대는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잘 타일러가며 지도하는 것’을 우선시했다.
‘부하직원에 대한 신뢰’나 ‘공정하고 투명한 성과평가’보다는 ‘계급을 앞세우지 않는 소통방식’과 ‘퇴근 후 개인시간이나 휴일에는 업무를 지시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치어스가 2019년에 실시한 조사에서는 직장에 대한 가치관 가운데 ‘직무범위를 넘는 업무를 자발적으로 감당하는 것이 책임감 있는 행동이라는 주장을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응답했다.
이외에도 ‘회사 임무와 개인생활이 상충할 때 회사 임무를 우선시해야 한다’거나 ‘동료나 상사보다 먼저 퇴근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는 반응이 절반을 넘었다.
[우리 기업 시사점]
대만의 마케팅 전문가 차오 씨는 “Z세대는 미래 소비주역이므로 이들이 어떤 사안에 관심을 갖고 주로 어디서 활동하며 어떤 콘텐츠에 반응하는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지 싱크탱크 중 하나인 산업정보연구소 관계자는 “Z세대는 편리함을 위해 돈을 지불하기를 마다하지 않는 성향이 강하다”면서 “기업들은 편리성과 소비자 경험을 강화한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KOTRA 타이베이 무역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