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필 인터페어스 대표

kimswed 2023.05.29 06:24 조회 수 : 119

중소기업 해외 판로개척의 숨은 조력자
 
 
‘글로벌 마이스 신(新)시장 개척자.’ 
인터페어스 한재필 대표에게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그는 1997년 창업 후 줄곧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걸어왔다.
 
신화의 시작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상하이 전시회에 우리 기업 부스 개설을 대행했다. 창업 직후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사업이 막히는 바람에 1년여 고민 끝에 찾아냈다. 한 대표가 시행한 첫 비즈니스로, 국내 2개 기업의 참가를 도왔다. 
 
당시 민간업체가 해외 전시를 대행하는 것은 흔치 않았다. 1년 후인 2000년에는 ‘인도전력전시회’에 한국관을 개설했다. 누구의 자문 없이 순전히 한 대표 혼자서 개척했다. 
 
새로운 비즈니스모델(BM) 발굴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2003년부터는 해외 전시회 전문 운송 및 장치 에이전트 사업을 시작했다. 국내업계 처음이다. 한 대표는 “아무도 하지 않아서, 제가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전시회를 한국에 개최하기 위해 1997년 창업한 한재필 인터페어스 대표는 IMF 외환위기로 해외로 눈을 돌렸다. 사진은 창업 20주년을 맞아 직원들이 선물한 기념품을 들고 있는 한재필 대표. [사진=김준배 기자]
● 베트남서 ‘비대면 한국 전시회’ 개최 = 한 대표의 과감한 도전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이어졌다. 2021년 베트남 호치민에서 비대면 행사 ‘코리아 방역전시회’를 개최했다. 
 
과거엔 상상하기 힘든 진행 방식이다. 한국기업 전문 전시회지만 제품만 있을 뿐 우리 기업인은 현장에 없다. 
 
진행은 이렇게 했다. 통역원인 현지 에이전트가 전시장 방문객을 맞이한다. 제품과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는 바이어는 우리 기업인과 화상으로 연결해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한다. 한 대표 특유의 탁월한 기획력과 추진력이 진가를 발휘한 이벤트다.
 
한 대표가 이처럼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게 된 것은 사회생활 시작을 맨몸으로 한 것이 영향을 줬다. 1992년 전시업체에 입사한 그는 영어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규모가 컸던 석재전시회의 해외마케팅을 담당했다. 미션은 해외기업의 유치다. 
 
전임자가 노하우를 전수해주지 않은 상황이어서 한 대표는 해외 유사 전시회에 브로슈어를 들고 나가 뿌렸다. 외국의 수출진흥기관을 무작정 찾아가 한국 상황과 행사를 소개했다. 마침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이후 건설 붐이 불고 있어서, 현지기업 유치에 나름의 큰 성과를 거뒀다. 
 
● 고객 10번이라도 기꺼이 찾아가 = 1995년 맡은 주유소 전시회에서 한 대표는 발군의 마케팅 능력을 발휘했다. ‘주유소 거리 제한 폐지’에 맞춰 전시회를 기획했지만 관련 업체들은 전시회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당시 5개사인 주유업체만 설득하면 영업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들로선 굳이 전시회 참가가 필요하지 않았다. 
 
답답했던 한 대표는 ‘1등만 전시회에 유치하면 경쟁사들도 따라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래서 잡은 타깃이 부스 20~30곳을 차지하는 세차서비스업체 1위 H사였다. 
 
“실무자를 확인해 통화는 물론 수차례 찾아갔습니다. 결국 거절당해서 사장을 설득하기로 결심하고 다시 회사를 찾아갔습니다. 공장 입구 관리인이 제 얼굴을 알아보고 들여보내 주질 않았습니다. 공장 입구에서 무작정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사장이 탄 차량이 나올 때 잡아서 설득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그랜저를 탈 수 있는 사람은 사장뿐이었죠. 아마 회사를 찾아간 것만 10번은 됐을 것입니다.”
 
설득 방법이 궁금했다. 한 대표는 “선두업체로 ‘시장 활성화’ 그리고 ‘책임감’ 말고 뭐가 있겠습니까”라고 짧게 답했다. H사를 설득하자 후발 업체들도 줄줄이 나왔고, 결국 전시장을 채웠다.
 
 
▲인터페어스는 2022년 5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2022 월드 유틸리티 콩그레스(WUC)’ 전시 참가단을 지원했다. [사진=인터페어스]
 
● 탄탄한 해외 인맥으로 신사업 지속 기획 = 그는 창업 후 해외 마이스 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하며 인맥을 쌓아왔다. 덕분에 사업 영역은 아프리카까지 이른다. 이런 인맥은 2021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린 ‘코리아 에너지 위크’에서 큰 역할을 했다. 전라남도 사업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잠시 주춤한 틈에 열린 행사였다.
 
“해외 지인들을 통해 현지 에너지 분야 현지 정부 관계자를 수소문했습니다. 그리고 찾아가 전시장 방문을 약속받았습니다. 일정상 전시장 방문이 힘들다고 하면 우리가 방문하겠다며 시간을 받아냈습니다. 우리 기업인들이 놀라워할 수밖에 없었죠.”
 
이어 어떻게 정부 측을 설득했는지 물어보자, 한 대표는 “‘당신네 나라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당시 행사는 큰 성공으로 이어졌다. 팬데믹 시국에 UAE도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진성 바이어들이 대거 현장을 찾았다.
 
“2년 가까이 전시회에 나가지 못해 힘들었던 현지 업체들도 제대로 고객을 만난 것이었죠. 당시 수출상담 규모만 8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그해에 진행된 수출실적도 7만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막힌 숨통이 트인 셈이죠.”
 
한 대표는 UAE의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해 라오스·이집트·UAE에서 유사한 행사를 진행했다. 올해 5월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에너지 위크’를 열었다. 올 하반기에는 태국과 UAE에서 행사를 개최한다. 내년에는 아프리카 시장을 뚫어 케냐와 우간다에서 행사를 열 계획이다.
 
“에너지 수출은 절대 쉽지 않습니다. 마땅히 보여줄 것이 없기 때문이죠. 특히 품목별 거래가 아니라 하나의 패키지 또는 인프라를 통째로 수출해야 합니다. 에너지 위크는 이에 맞게 특화해 기획했고, 그것이 통했습니다.”
 
 
▲1997년 회사를 설립한 한재필 인터페어스 대표는 우리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 개척 지원을 위한 다양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라오스 전력청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에너지 위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한 대표. [사진=인터페어스]
● 중소기업 위한 ‘해외시장 공급자’ 될 것 = 한 대표는 인터페어스의 모토로 해외 수요시장을 찾아서 우리 기업들에게 소개하는 ‘글로벌 마켓 프로바이더’를 들었다. 
 
“우리 중소기업이 세계 전시회에 나가서 수출할 확률은 1%도 안 됩니다. 인지도가 높지 않은 기업은 타깃팅을 명확히 하고 잠재 고객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는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그래서 남들이 가지 않는 ‘세컨드 시장’을 두드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터페어스가 그런 시장을 찾아 우리 기업들에게 소개하겠습니다.”
 
마이스업계가 MZ세대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 대표는 “마이스 산업이 발전하려면 영업과 세일즈가 아닌 창의력이 존중돼야 한다”며 “한명이 전시회 기획부터 영업, 브로슈어 제작 등 모든 것을 하는 시대가 지났다. 그런 사고에서 벗어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 회사 설립 : 1997년 5월 
 
• 회사 이름에 담긴 뜻 : 인터페어스(INTERFAIRS)는 ‘International Fairs(국제전시회)’ 의미와 함께 ‘서로(Inter) 좋다(Fairs)’는 뜻도 지님. 국제전시회 참여자와 주최자 서로 만족하는 비즈니스 의미.
 
• 대표 행사 : 코리아에너지위크(Korea energy Week), 월드유틸리티콩그레스(World  Utility Congres), 베트남 전력전 수출상담회
 
• 모토 : Global Market Provider - 해외 수요시장을 발굴해 우리 기업에게 제공
 
• MICE산업 발전을 위한 한마디 : 업계가 수출산업 역할을 하는 만큼 정부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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