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계기로 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카자흐스탄도 예외는 아니다. 소매점, 쇼핑몰, 슈퍼마켓 등을 직접 방문하던 소비자들이 온라인 구매로 눈 돌리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확대=카자흐스탄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소매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1조9635억 텡게였으며 이 중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한 매출은 1조1179억 텡게(6.9%), 개별 인터넷 시장의 매출은 8억4560텡게(43.1%)였다. 전체 소매시장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의 3.6%에서 12.5%로 높아졌다.
유엔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은 온라인참여지수(EPI)에서 세계 15위, 전자정부발전지수(EGDI)에서 28위를 차지하는 등 온라인 서비스에 적극적이다.
카자흐스탄 내 배송은 대형 플랫폼이나 쇼핑몰의 개별 배송의 비중이 높지만 매장이나 특정 지점에서의 직접 픽업 또한 35.3%나 된다. 직접 픽업은 구매자가 편리한 곳을 지정해 제품을 직접 확인하거나 경험한 뒤 구매할 수 있고 배송료가 없기 때문에 많은 구매자가 선호한다. 이에 따라 쇼핑 플랫폼들은 각 도시에 픽업 지점 개설을 늘리고 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성장=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의 거래 플랫폼 중 ‘Kaspi.kz’의 규모가 가장 크다. 이 회사의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9월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4220억 텡게를 기록했다. 소비자 수는 8배에 달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베리엠파이어가 그 뒤를 이었다.
현지 전자상거래 시장의 초기 매출이 주로 전자제품에서 이루어졌다면 2022년에는 화장품과 향수, 의류, 가정용품, 책, 완구 등으로 다양화됐고 특히 일상용품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다. 예를 들어 이유식의 경우 1년 전보다 주문이 4배나 늘었다. 카자흐스탄의 유통 전문 애널리스트는 생활용품, 소형 가전, 바디케어 제품의 성장세가 클 것으로 예측했다.
눈에 띄는 것은 Q커머스 등 슈퍼마켓을 통한 배송 수요의 급증이다. 글로보익스프레스서비스에 따르면 식료품, 전자담배, 꽃 등에서 슈퍼마켓을 통한 신속 배달 주문이 급증했다. 온라인 슈퍼마켓 아르부즈도 식료품 외에 건강제품의 주문량이 두 배 증가했다. 카스피는 대형 슈퍼마켓 체인 매그넘과 함께 e-잡화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거래건수가 16.1배 늘었으며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있다.
◆러시아 플랫폼의 진출 확대=KOTRA 무역관과 만난 러시아 전자상거래 플랫폼 오존의 카자흐스탄 지점장 A씨는 “지난 3월 면적 3만8000㎡의 독립국가연합(CIS) 최대의 풀필먼트 센터가 아스타나에 문을 열면서 카자흐스탄 기업들은 온라인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를 계기로 주문 처리 시간을 줄여 소비자들에게 신속하게 상품을 배송하는 것은 물론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아스타나 오존 물류단지의 총 건설 규모는 7만㎡이고 다양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풀필먼트 센터는 하루에 최소 26만 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 식품에서 전자제품, 건축자재에 이르기까지 최대 900만 개의 상품을 보관할 수 있다. 7월에는 알마티 지역에 물류단지인 오존마켓플레이스 건설이 시작됐다. 면적만 4만2000㎡다. 처리 능력은 하루 최대 8만 건이며 알마티 내 배송을 하루만에 끝낼 수 있다.
◆우리 기업 시사점=카자흐스탄에서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전체 소매 거래 중 1.4%만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졌지만 불과 3년 후인 2022년에는 이 비중이 12.5%로 급증했다. 과거에는 결제 및 배송 시스템 관련 인프라가 부족했지만 전자상거래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온라인 구매가 급속도로 확대됐다.
KOTRA 무역관은 “카자흐스탄은 해외 플랫폼보다는 국내 사이트를 더 선호하고 해외 플랫폼 중에서는 러시아가 우월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우리 중소기업들은 기존 플랫폼을 활용하면 현지 진출이 쉬울 것”이라고 밝혔다.
KOTRA 알마티 무역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