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중재판결

kimswed 2008.12.18 10:09 조회 수 : 1714 추천:502





해외중재판결의 베트남내 집행

글: 한용규 변호사


베트남으로 진출하는 한국기업들이 계약서의 조항들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면서 한 두 번쯤은 반드시 맞닥뜨리는 부분이 분쟁해결에 대한 부분입니다. 그 규모와 구조가 복잡한 사업일수록 그 분쟁해결 메커니즘의 중요성이 강조될 수 밖에 없고 계약의 당사자들이 종종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베트남 국내의 분쟁해결기관들 (법원 및 중재원)의 투명성 결여와 사법제도의 미성숙으로 인해 외국 기업들이 베트남의 법원 및 중재원을 통해서 공정한 판결을 기대하기가 힘든 상황인 것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외국기업들이 싱가폴이나 홍콩 등지에 있는 해외 중재원을 분쟁 해결 장소로 계약서 상에 명시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 중재원의 선택이 많은 외국기업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무조건적으로 공정한 분쟁해결 결과를 보장해주지 않게 되는데, 그 이유는 해당 중재판결의 베트남 법원으로부터의 승인절차와 관련이 있게 됩니다. 모든 해외중재판결이 베트남에서 집행되기 위해서는 베트남 법원으로부터 승인을 득해야 하는데, 본 지면에서는 외투기업들이 해외 중재원을 분쟁해결의 장소로 선택할 시 고려하셔야 하는 해외중재판결의 베트남내 집행과 관련된 문제점에 대해 중점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995년 베트남 정부는 뉴욕협약이란 약칭으로 불리우는 ‘외국중재판정의 승인과 집행에 관한 유엔협약’에 가입했습니다. 하지만, 가입시 2가지의 유예조항을 두었는데, 첫째, 국제중재판결 중 상업분쟁 (commercial dispute)과 관련된 판결만으로 제한된다는 것입니다. 상업분쟁의 정의와 관련되어서는 2006년 1월에 재정된 Commercial Law에 따라 일련의 상업활동과 관련된 광의의 의미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으나, 현재 이에 대한 베트남 법원의 판례가 없는 실정입니다. 두번째 유예조항은 호혜주의 원칙에 따른다는 것으로 뉴욕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나라로부터의 중재판결에 대해서는 해당 국가가 베트남으로부터의 중재판결을 승인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승인해준다는 것입니다.

베트남 정부가 가입한 뉴욕협약의 내용을 베트남 정부는 1995년 9월 15일에 외국중재판정의 승인과 집행에 대한 법령 (Ordinance on Recognition and Enforcement of Foreign Arbitral Awards) (이하 ‘법령’)으로 명문화하게 되는데 법령은 뉴욕협약의 내용 중 한가지 조항을 변형하여 명시하였습니다. 뉴욕협약의 제 5조는 중재판결의 집행과 관련되어 회원국의 법원이 사용할 수 있는 변호의 근거 몇 가지를 제공하였는데 이 중 하나가 집행하는 국가의 공공정책을 위반하는 경우에 대한 것입니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는 이 조항을 ‘베트남 법의 기본 원칙을 위반’하는 경우라고 변형하여 입법화하게 됩니다. 뉴욕협약에 가입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공공정책과 관련된 변호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고, 설사 사용하더라도 해당 중재판정의 집행 자체와 관련된 사안의 심의에 사용될 뿐이고, 해당 분쟁의 내용과 관련되지는 않게 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베트남에서는 다른 국가와는 다르게 이러한 공공정책과 관련된 변호 조항이 해당 분쟁의 사안을 심의하는 근거로 사용되어 왔고, 이러한 점이 외국중재판결의 베트남내 집행을 어렵게 만들어 왔습니다.

2003년 1월에 나온 베트남 항소법원 판결인 Tyco Services Singapore Pty Ltd. v. Leighton Contractors (VN) Ltd. (판례번호 02/PTDS) (이하 ‘Tyco 판례’)에 따르면 법원은 베트남 법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다는 이유로 해당 국제중재판결의 승인불가판결을 내렸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공사허가 (construction permit)를 득하지 않았으므로 분쟁의 주제가 되는 도급계약서가 효력이 없다는 점, 둘째, 해당 도급계약서가 Tyco의 조세의무를 회피하게 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즉,이 판례에 따른다면 베트남 법원은 매우 기술적이고 부수적인 사항들에 근거해서 국제중재판결의 승인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이러한 상황 하에서 국제중재판결의 베트남내에서 집행을 보증하기 위해서는 분쟁의 대상이 되는 주제가 모든 면에서 베트남 법에 부합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되게 됩니다.

2005년 1월에 베트남 정부는 새로운 민법 (이하 ‘민법’)을 재정하게 되는데 민법 제 342(2)조는 국제중재판결의 승인 범주를 이전의 commercial 부분에서 business와 노동 사안들을 함께 포함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베트남 법원이 뉴욕협약의 상업분쟁이라는 범주가 business와 노동 사안과 관련된 분쟁까지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해석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유감스럽게도 민법은 법령상에 명시되어 있던 ‘베트남 법의 기본 원칙의 위반’이라는 표현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고, 따라서 Tyco판례의 논거가 여전히 적용된다고 결론지어질 수 있습니다.

비록 국제중재가 상대적으로 (베트남 국내중재보다) 공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지만, 분쟁의 당사자들은 이에 대한 집행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최근 국제 또는 국내 중재원을 통한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분쟁해결을 위한 일련의 법령들이 재정되고는 있지만, 이와 관련된 판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베트남의 현 상황가운데서는 중재판결의 집행과 관련되어 정확한 예측을 하기가 힘든 현실입니다. 당분간은 베트남내 투자시 분쟁의 해결과 관련된 이와 같은 상황도 신중히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법무법인 정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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